넘치는 ‘물의 기운’ 대박 콸콸콸
▲ 홍성의 천하명당 복권방엔 평일에도 1천5백여 명이 몰려와 장사진을 이룬다. | ||
대박의 ‘명당’은 충남 홍성군 오관리의 ‘천하명당 복권방’. 48회(24억원·03년 11월1일) 때 첫 1등 당첨자를 배출한 이 복권방은 그후 63회(79억원·04년 2월14일), 68회(29억원·04년 3월20일), 107회(66억원·04년 7월24일)에 이어 지난 11일 132회 때에도 1등(29억원) 당첨자를 냈다. 이들 1등 당첨자 5명의 당첨금을 모두 합하면 2백27억원. 게다가 2등 당첨자도 5명이나 배출했다고 하니 이쯤 되면 ‘로또 명당’이라 불릴 만하다.
도대체 이 복권방에 어떤 ‘비결’이 있기에 1등 당첨자를 5명이나 탄생시켰을까.
천하명당 복권방 박성민 사장(58)은 “한 풍수지리가가 복권방보단 내가 살고 있는 살림집이 명당이어서 장사도 잘되고 1등 당첨자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 풍수지리가에 따르면 박 사장의 집 뒷산에서 발진한 용맥(龍脈)이 금마천(홍성군을 흐르는 시내)을 만나 박 사장 집터를 휘감아 돈 뒤 복권방 쪽으로 흘러간다는 것. 이 수맥의 흐름에 생기가 넘쳐 재물이 쌓인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로또 1등이 나올 때마다 보일러가 터지거나 수도관이 동파하고 복권방 수도에 물이 새는 일이 벌어졌던 것도 우연의 일치라기보다는 풍수지리학적으로 대박의 조짐이었던 셈이다. 박 사장도 “1등이 나올 때마다 묘하게 ‘물난리’를 겪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박 사장이 19년째 살고 있는 집은 실제 그 밑으로 수맥이 흐르고 있어 물난리를 많이 겪었던 곳이라고 한다. 박 사장의 부인은 “집이 너무 낡고 비좁아 다른 곳으로 이사가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대박이 났다”고 말했다.
‘천하명당 복권방’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복권방이 세 들어 있는 건물의 주인할머니는 “내가 이 건물에 일제시대부터 살고 있는데 한번은 임대수익을 높이려고 증축을 하려고 했다가 건축전문가들이 ‘건물 밑으로 물이 많이 흐르고 있어 증축은 어렵다’고 해 그냥 내버려뒀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물기운이 센 곳에 사는 박 사장이 역시 물기운이 센 건물에서 판매대리점을 하다 대박을 만난 셈이다.
▲ 왼쪽은 로또를 뽑고 있는 주인 박성민씨. 오른쪽은 등기로 보내줄 로또를 내보이는 박씨 부인. | ||
박 사장은 “풍수지리가의 얘기로는 가게 터도 좋지만 장사하는 사람과의 궁합이 잘 맞아야 하는데 내 사주가 이 복권방 터와 잘 맞은 것이라고 하더라. 내 사주가 재복이 넘쳐 남들도 부자로 만들어주는 사주라 했는데 그 말이 맞긴 맞나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박 사장 자신은 이제까지 로또 4등, 8만원에 당첨된 것이 전부라고.
이곳에서 복권방을 시작한 2002년만 하더라도 주당 매출액은 2천만원 정도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러나 1등 당첨자가 몇 차례 나오면서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급격히 많아져 매출액도 덩달아 올랐다. 지난해에는 주당 매출액이 5천만원까지 오르더니 최근엔 주당 매출액이 7천만~8천만원에 달한다고. 이 중 매출액의 5.5%가 복권방의 수입이다. 즉 박 사장이 순수하게 벌어들이는 수입이 주당 4백만원 안팎인 것.
실제 이 ‘로또 명당’을 찾아오는 손님의 수는 상상 이상이다. 주중에는 1천5백 명 정도가 복권방에 들러 복권을 사가고 주말에는 2천5백 명 내외의 사람들이 박 사장의 가게를 찾는다. 뿐만 아니라 직접 복권방을 들르지 못하는 사람들은 복권방 계좌로 돈을 넣어주고 로또 복권을 등기로 보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천하명당 복권방에서 발송하는 등기우편만 하루 평균 1백여 통.
사정이 이렇다보니 박 사장의 네 식구 모두가 이 복권방에 매달려 산다. 몇 달 전에는 박 사장의 예비 사위가 직장을 그만두고 복권방에서 일손을 도와주고 있다. 이쯤 되면 재벌기업들의 ‘가족경영’과 다를 바 없다. 박 사장은 “현금이 오가는 장사라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기기도 어렵고 가족들이 일할 수밖에 없다. 내 부탁을 들어준 예비사위에게 나중에 식당이나 가게를 하나 차려줄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