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등’, 주택가를 위협하다
정부에서는 성매매 업주 및 성매수자를 입건하는 한편 성매매를 한 여성을 피해자로 보고 그녀들을 위한 자활센터를 운영해 자립을 돕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윤락업소를 떠나 자활센터를 거쳐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재탄생한 경우는 전체의 5%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성매매 집결지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처음에 가장 많이 발길을 돌리는 곳은 이른바 ‘2차 업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것도 매일매일 술을 먹으며 일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고 한다.
상당수 윤락여성들의 연령대가 20대 초중반인 점과 이들이 휴대폰·PC방 세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번쯤 인터넷에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오프라인에 ‘집창촌’이 있다면 온라인에선 ‘사이버윤락’이 활개치고 있다. 최근 들어 인터넷의 채팅사이트 및 불법 성인사이트에서는 버젓이 윤락을 이야기하는 듯한 문구의 방제목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기자가 직접 이들 여성과 만나 취재한 결과 집창촌 출신 몇몇이 무리를 지어 PC방 등을 전전하며 남성들과 ‘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전 집창촌과 같은 안정된(?) 수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업주와 나누는 것이 없다보니 횟수는 적지만 수입은 짭짤한 편이라고 한다.
인터넷상에 ‘가택마사지’를 칭하는 듯한 문구를 방제목으로 만들어, 예전 유행했던 ‘출장마사지’와 비슷한 영업을 하는 신종 윤락도 있다. 손님이 장소를 정하고 연락을 하면 윤락여성이 찾아오던 출장마사지와는 달리 손님과 채팅을 통해 일정지역에서 만나서 그녀들의 집에서 마사지를 하는 경우다. 물론 마사지를 빙자한 윤락행위가 이루어진다.
예전 ‘하월곡동 집결지’에서 같이 일하던 언니들과 함께 ‘가택마사지’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돼간다는 H씨(23)의 이야기다.
“쉬고 싶을 때 쉬고, 돈이 필요할 때엔 인근 PC방에서 채팅사이트에 접속해 남성들을 유혹한다. 언니들이 마사지를 할 때 잠시 집에서 나와 다음 손님을 엮기 위해 영업(?)을 하는 게 조금 귀찮을 뿐, 의외로 많은 남성들이 ‘가택마사지’에 대해 호기심을 보여 수입은 쏠쏠하다.”
H씨에 따르면 집창촌 출신 여성들 중 ‘가택마사지’ 쪽으로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몇몇이 모여 일반 주택가의 방 몇 개를 한꺼번에 빌려 영업을 한다고 하는데, 이젠 주택가까지 ‘붉게’ 물들어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