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현장. 사진제공=해양경찰청
지난 2일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야당의 ‘VIP(박근혜 대통령) 발언’을 문제 삼아 기관보고를 ‘보이콧’ 하는 등 한 차례 파행을 맡았다. 실제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은 “VIP가 그걸(사고현장 영상)을 좋아하고 중요하니 그거부터 하라”는 녹취록에 존재하지 않는 말을 덧붙였다가 결국 사과했다.
하지만 집권여당의 수세적인 태도 역시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실제 세월호 사고 첫날 BH(청와대)에서는 ‘VIP 보고’에 급급한 나머지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은 ‘VIP 보고상황실’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였다.
사고의 1차 책임자인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역시 정권의 ‘아마추어리즘’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첫날 청와대와의 핫라인 통화 내용을 보면, 이들이 ‘VIP 보고 및 의전’에 신경 쓴 나머지 정작 중요한 부분을 신경쓰지 못한 것을 아닐까, 이날의 ‘잘못된 보고’가 조직 해체라는 초강경책을 불러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일요신문>에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첫날, 청와대와 해경청의 핫라인 주요 통화 내용을 공개한다. (장문의 내용으로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들어간 점은 양해 바랍니다.)
- 09:32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이 해경에 먼저 전화
해경청 : 감사합니다 상황실장 김××입니다
BH : 예 수고하십니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인데요
해경청 : 예 예
BH : 진도에서 그 여객선 조난 신고 들어왔습니까?
해경청 : 예 예 지금 저희 지금 현황 파악 중입니다 지금
BH :아 심각한 상황인가요?
해경청 : 지금 현재 지금 심각한지 지금 배하고 통화중인데요 지금 일단 배가 지금 기울어서 침수중이구요 아직 침몰은 안됐고요
- 09:54
BH : 아니 지금 구조작업 하고 있나요? 지금
해경청 : 아 지금 아직 구조단계는 아니구요 지금 지켜보고 있는 단계입니다
BH : 아 아까 전화하니까 상선이 구조작업 중이라고 얘기하더만
해경청 :아니 지금 현장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선원들이 지금 뛰어내린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 10:22
BH : 빨리 인원만 확인해가지고 다시 한번 전화를 주시구요
지금 계속 좌측으로 넘어가고 있잖아요? 어느 정도 걸릴거 같습니까?
해경청 : 저희들도 모르겠습니다
BH : 확인이 안되고 그러면 빨리 지금 11분이니까요 12분 13분까지 전화좀 주세요 빨리 확인해서
-10:37
BH : 해경청장님 어디 계십니까
해경청 : 여기 상황 위기관리실 회의실에 계십니다
BH : 회의실에 계십니까 VIP 메시지 전해드릴테니까
BH : 첫째 단 한명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해경청 : 예
BH : 그냥 적어 그 다음에 여객선 내에 객실 엔진실 등을 포함해서 철저히 확인해가지고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해라 그 두가지를 말씀하셨으니까 일단 청장님한테 메모로 넣어드리고 업데이트 추가된거 있어요 아 왜 자꾸 인원이 틀려
-10:50
BH : 예 안보실 상황반장입니다 영상가능한 함정 얼마나 떨어져있습니까
해경청 : 15마일 떨어져있습니다
BH : 15마일 도착예정시간은요
해경청 : 11시반쯤되겠네요
BH : 11시반쯤
해경청 : 예
BH : 잠깐만요
해경청 : 예
BH : 여보세요 아니 아까 나하고 10분전에 통화할때는 16마일이라고 하더니 지금 무슨 헛소리하고 있는거에요 자꾸
해경청 : 15마일로 했잖습니까 지금
BH : 지금 몇마일인데요
해경청 : 예
BH : 지금 몇마일인데요
해경청 : 아까 16마일 지금 현재 15마일요
BH : 16마일에서 1마일 2000미터가는데 뭘 오래걸리냐구요 몇노트로 가는데요
해경청 : 잠시만요
BH : 상황을 좀 제대로 파악하고 있습니까 지금
해경청 : 제가 지금 죄송한데요
BH : 오케이 알았구요 계속 확인하시구요
-13:16
BH : 국가안보실 상황반장입니다.
해경청 : 현재까지 확인된 것으로 생존자 370명이랍니다.
BH : 좀 불러주시겠습니까 370명
해경청: 진도 행정선에서 약 190명 승선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BH : 진도 행정선 190명 한척입니까? 이게
해경청 : 이건 저희가 확인 해봐야 할 겁니다. 인원만 저희가 방금 연락받았습니다.
BH : 진도행정선 190명
해경청 : 그래서 지금 현재 370명
-13:42
BH : 안보실 상황반장입니다. 인원 변동사항있습니까?
해경청 : 근데 370도 정확한 게 아니라고 하네요
BH : 이거 카운터를 어디서 하고 있습니까?
해경청 : 서해청에서 해서 저희에게로 오는데 수색쪽에서 통보를 받아서 전화를 드리거든요. 우리는 370이라고 확인을 했는데 일부 중복이 있었나 봐요. 소방하고 한것들하고 우리 구한 것하고 그쪽 구한 것 190명을 더해보니까 370이라고 했는데 약간 중복이 있어가지고요. 재차 확인 중에 있습니다.
BH : 확인되는데로 알려주시구요. 우리가 기준으로 잡는 것은 해경청에서 알려주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이 분위기입니다. 입장을 정리했거든요.
-14:18
해경청 : 상황실장입니다
BH : VIP님께 5분 뒤에 보고를 올라가야 되는데 인원 정리 한번 해주세요
해경청 : 저희도 파악 중인데 370은 잘못된 보고입니다.
BH : 그래서 5분정도 여유 있으니까
해경청 : 지금 현장에 실내체육관, 병원하고 있는 거까지 흩어지다 보니까
BH : 일단 실내체육관에 다 모은다면서요 실내체육관에 56명이 있다면서요
해경청 : 56명이요. 병원에 30있구요. 방금 89명 도착했으면 저희가 맨 처음에 보고한 170명 정도 되겠네요 지금 제대로 파악해서 바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BH : 보고서에 몇 명으로 들거가면 될 건지 지금 그거라도 넣어서 보고 드려야 되니깐 빨리 확인해서 다시 전화 주십시요
-14:36
해경청 : 상황실입니다.
BH : 네 실장님 계세요? 청와대인데, 통화 좀 했으면 합니다.
해경청 : 실장님 통화 중이시고 166명 말씀드리라고 합니다.
BH : 어이구, 큰일났네! 다시 한번 이야기 해보세요 몇명
해경청 : 166명입니다.
BH : 166명 구조 2명사망 그러면은 202명이 사라진거 아닙니까?
해경청 : 상황실장입니다.
BH : 166명이라고요 큰일났네 이거 VIP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
해경청 : 지금 현재 정확하게 카운트된게 166에 사망자 2명 포함입니다. 어선으로 들어오는것도 파악하고 있는데 해경청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은 166명입니다.
BH : 166명에 사망자 포함입니까?
해경청 : 예 사망자 2명 포함입니다.
BH : 그럼 구조가 164명이고 사망이 2명이네요
해경청 : 네 실종이 311로 잡으면. 저희들이 체육관 있는사람 45명하고 팽목항에 들어온사람 89명 그리고 병원에 있는사람까지 일단 저희가 확인한 것이 166명이구요
BH : 164명은 육지에 다 들어온 사람입니까?
해경청 : 예 다 들어왔습니다.
BH : 지금 현재 육지에 들어온 사람은 166명이 확실합니까?
해경청 : 예 저희가 확인한겁니다. 확인한건데 현장하고 소방이라든지 하다보니까. 우리가 정확하게 파악한 것은 164입니다.
BH : 그럼 지금 바다에 있을 가능성도 없고 나머지 310명은 다 배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거 아니에요?
해경청 : 많은 인원이 있을 가능성이 좀 있습니다.
BH : 중요한 거는 좀전에 안보실장이 해경청장이 전화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지금 통화 중이실것 같은데 청장님이 현장가 계시죠. 아까 190명으로 이야기할 때 추가된 인원이 여기저기 어선들이 구조한 것 끌어모아서 진도 행정선이 모아서 데리고 들어온다고 했잖아요
해경청 : 저희도 그렇게 보고받았습니다.
BH : 어디서 그렇게 보고받았어요?
해경청 : 서해청에서 받은 것 같은데 누가 보고를 한 지를. 옆에 다른 상황실 직원이 받아가지고
BH : 서해청에서 그렇게 보고를 받았어요? 진도 행정선하고 교신을 했다면서요?
해경청 : 그 다음에 하니까 자기들은 그런적이 없다고 그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BH : 진도 행정선이 그렇게 이야기 한적이 없다고 하던가요? 그럼 그걸 누가 오해를 한거야?
해경청 : 저희도 일단 파악을 하는데...
BH : 진도 행정선이 한척입니까?
해경청 : 예
BH : 거기 몇 명 태울수 있어요?
해경청 : 다른 선박이라서 저희도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BH : 그러니까 행정선에 190명 태우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고 나는 배가 좀 큰지 알았지
해경청 : 저희도 파악이 제대로 안되어가지고 죄송하게 됐습니다.
BH : 오차가 너무 커서 지금. 아까는 190명 구조했을 때 너무 좋아서 VIP께 바로 보고했거든 진도 행정선하고 누가 통화했습니까?
해경청 : 목포서 상황실장이 통화를 했다고
BH : 목포서 상황실장이 진도 행정선하고 통화를 했는데 자기는 그런 통화를 한적이 없다. 그럼 실체가 없는거다
해경청 : 중간에서
BH : 누가 중간에서 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한 것 같다 그럼 언론에서 난 것도 다 거짓말이네 그죠? 중대본에서 발표한것도 해경청에서 보고 받아서 발표했을 것 아닙니까 우리처럼
해경청 : 아마 구두 보고로 했을겁니다
BH : 우리처럼 해경청에서 보고를 받고나서 언론발표를 했을거 아니에요 368명으로 거기도 완전 잘못 브리핑 된거네 이거 여파가 크겠는데. 알겠습니다. 공식 166명입니다.
해경청 : 네
-15:59
BH : 확인하겠습니다. 특수구조대가 118명이 와 있다는거죠. 지금 현장에 들어가 수중 수색을 하고 있다는 거죠?
해경청 : 선체수색은 일부가 들어갔는데요 현장이 진도 수도가 우리나라에서 물발이 최고 센 곳이라 들어가면 선체에 바로 붙어가지고 진입을 못하고 있습니다
BH : 한번에 몇 명씩 들어갑니까?
해경청 : 아까 11명씩 들어간다고 했는데 잘 안되나 봅니다. 조류가 너무 세 가지고 현장에서는 잠시 정조때 물이 잠시 멈출때 그때 밖에 안된다고 하네요. 지금 인근에서 수색하고 있고 선내에는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BH : 그럼 주변 수색을 하고 있습니까? 알겠습니다.
-16:20
해경청 : 아까 승선원 있지않습니까? 477명에서 459명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뀐 사유가 인솔교사하고 아르바이트생 18명을 이중으로 계산해버렸네요
BH : 그래서
해경청 : 477에서 459 승선원 명부를 받았는데
BH : 인솔교사 몇 명 아르바이트 몇 명 알 수 있나요.
해경청 : 그건 안되고 급하게 확인해보니까 18명을 이중 계산해서 플러스 됐나 봅니다.
BH : 예 알겠습니다.
-18:00
BH : 네 실장님, 조금 전에 언론에서 선사에서 나와 가지고 인원 브리핑을 하는데 숫자가 또 틀립니다. 그렇죠?
해경청 : 아직 언론보도를 제대로 못봤습니다.
BH : 언론에 인원이 3명이 추가가 돼 있는 걸로 나왔거든요. 그거를 선사 쪽에 정확하게 확인을 해가지고 파악을 해서 보고를 해주세요 VIP한테 다시 보고를 해야 합니다.
해경청 : 네 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