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만 쓰면 신용 하락, 헐~빚져야 대우받는 이 더러운 세상!
신용평가회사의 해명은 이렇다.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경우 신용카드 사용을 중단했기 때문에 신용점수가 삭감된다는 것. 신용카드를 6개월 이상 일정 금액 사용할 경우에는 신용 평가점수에 4~5%의 가산점이 매겨지지만, 체크카드는 그 반영 비율이 2~3%에 불과하다고 한다. 체크카드 사용 고객이 대출시 연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신용카드 실적을 더 높게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게 신용평가회사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개개인의 금융 거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은행 대출금리가 올라가거나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등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정부 정책에 부응해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이들이 도리어 피해를 보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트위터리안이 쏟아낸 의견을 살펴보자.
먼저 비합리적인 신용평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nki****는 “내 돈으로 소비생활하면 신용 떨어지고, 빚 내서 소비생활하면 신용이 올라가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당장 신용평가 기준을 손봐야 한다”고 적었다. mis****도 “현행 신용평가 제도는 빚을 져야 대우 받는 셈인데, 이러한 제도는 결과적으로 국민을 빚더미로 유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금융소비의 건전화를 위해서라도 시급히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이득 때문에 금융권과 카드사들이 불합리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dod****는 “신용카드에 비해 체크카드는 수수료가 최대 절반 정도 더 낮다”며 “이용자들이 체크카드 위주로 사용하게 되면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 신용카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현재의 등급 기준을 바꾸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음모론적인 시각도 있었다. eou****는 “건설업계의 담합처럼, 금융권에서도 자신들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신용평가 기준을 마련해 놓은 것 아니냐”며 “평가회사들의 신용등급 평가 기준이 언제 누구에 의해 무슨 근거로 만들어졌고, 어떤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금융당국이 철저하게 전면 감사에 나서야 한다”고 적었다.
반면 현행 신용등급제도에서는 체크카드보다 신용카드 실적으로 신용등급을 매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apo****는 “신용등급이란 제도 자체가 ‘신용거래’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도록 마련된 제도”라며 “건전하고 합리적인 금융소비 개념과는 그 출발이 다르니 혼동하지 말라”고 적었다. 그러나 비슷한 해석을 내놓은 kim****는 “문제는 금융권이 전적으로 신용등급을 금융거래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데 있다”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합리성을 개선하고, 빚지지 않고 살아온 금융소비의 건전성을 반영할 만한 새로운 평가제도가 시급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pat****는 “정부가 체크카드 사용을 권장하려면, 최소한 체크카드 사용으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완 조치를 병행했어야 한다”며 “빚져야 신용이 올라가고 건전하게 금융소비를 하면 등급이 떨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제도에 대한 개선책을 당장 마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