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설’로 떴다, ‘표적설’에 졌다
누군가는 한무에 대해 “‘특혜설’로 시작했다가 결국 ‘표적설’로 막을 내렸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한무에 대한 특혜설이 나돈 것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J정권의 중반기를 넘어서는 무렵인 2001년 3월 정가를 강타한 카지노 스캔들이 터졌다. 영업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에넥스 컨벤션센터 2~3층 내부에 거액을 들인 카지노장 내부 공사가 은밀히 진행된 것이다. 이 컨벤션센터는 당시 신축중이던 오크우드호텔의 부속건물이었다. 사업주는 한무컨벤션(주) 김용식 회장이었다.
당시 야당에서는 이 카지노 시설 공사를 주목하면서 “사실상 정권의 실세들로부터 (카지노 허가에 대한) 사전 내락을 받았을 것”이라고 의혹을 퍼부었다. 실제 DJ정권의 실세 중의 실세인 P씨와 K씨의 실명이 거론되기도 했고, 공동 집권여당의 한 축이었던 자민련의 최고위 인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수백억원이나 드는 시설 공사를 카지노 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혹이 설득력을 더했다.
결국 김 회장은 3월12일 “더 이상의 의혹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카지노 사업을 포기하고 향후 호텔과 건물 임대 사업에만 주력하겠다”며 ‘카지노 포기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카지노 의혹은 김 회장의 포기 선언과 함께 급격히 녹아들었다.
하지만 당시 취재진 주변에서조차도 “결코 김 회장은 카지노를 포기할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당시의 분위기는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한국종합무역센터 단지내의 한 관계자는 “한무는 당시 카지노 사업 포기를 선언한 이후에도 컨벤션센터 2~3층을 여전히 닫아건 채 카지노 시설을 유지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전용카지노 개혁추진연대’라는 시민단체를 측면 지원하는 등 인력은 오히려 더 보강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무는 지난해 11월 사업장 선정 과정에서도 특혜 의혹에 시달렸다. 사업장 선정 당시 한무와 함께 경쟁했다가 탈락한 서울시내 한 호텔의 관계자는 “평가기준이 몇 차례 변하는 과정에서 국제회의 시설의 부대시설에 대한 평가 등에 비중을 높이고 객실수용력 등 호텔 내부요소의 비중은 현저히 낮추는 것을 보면서 특정업체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구나 하는 분위기를 확연히 느낄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한무가 세 가지 큰 평가항목 중 ‘관계요소’(전체 비중의 60% 차지) 부분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현저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이미 내부적으로 카지노 시설을 상당부분 갖추고 있는 점이 평가된 것으로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2001년 당시의 첫 ‘한무 스캔들’이 사업자 선정 과정에 결정적 기여를 한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