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한국 휠체어농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예선2라운드 E조 세 번째 경기에서 ‘에이스’ 김동현(20득점·7리바운드·6어시스트·4스틸)과 ‘마당쇠’ 김호용(20득점·8리바운드·4어시스트·4스틸)이 40점을 합작하는 대활약 속에 이란에 67대 6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로 E조 3위에 올라 사상 처음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됐다. 이탈리아 세미프로리그에 진출한 김동현을 앞세운 한국은 8강을 넘어 첫 4강 진출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1쿼터를 19대 13으로 앞서며 순조로운 출발을 해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은 이란은 저력이 있었다. 한국은 이란에 높이에서 뒤진 데다 잦은 패스미스와 슛 난조를 보이며 2쿼터 26대 33, 8점차로 역전 당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3쿼터에도 한국은 30대 42로 크게 뒤진 채 끝나 우왕좌왕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에 한국은 주장 김영무를 4쿼터 시작과 함께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패색이 짙은 분위기를 김영무가 다독이며 수비 조직력을 정비하자, 집중력이 되살아난 한국은 김동현, 김호용, 조승현, 오동석 등이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리고 결국 경기 종료 44초 전, 이란 선수가 공격 때 워킹 바이얼레이션 오펜스 파울을 범해 얻은 찬스에서 조승현의 침착한 2점슛으로 65대 64로 처음 역전에 성공했다. 뒤이어 이란의 마직막 반격 기회에서는 김영무가 잽싸게 공을 가로챈 뒤 김호용에게 연결, 김호용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호용은 4쿼터에만 혼자 16득점을 쓸어 담으며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한사현 감독은 경기 후 “중요한 경기이다 보니 선수들이 지나치게 긴장해 경기를 잘 풀어나가지 못했다”며 “4쿼터 시작 때 선수들에게 ‘승부는 져도 좋으니 후회 없도록 아낌없이 모든 것을 집중해 쏟아 붓자’고 당부했는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게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김동현은 “한마디로 ‘꿀 맛’ 같고, 너무 기쁘다”며 “내친 김에 새 역사를 써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장실 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은 “선수들이 이란전에서 높이 등 체력적으로 불리한 데도 역전승을 이끌어내는 불굴의 투지를 보여준 데 감사드린다”며 “이 여세를 몰아 남은 경기에서도 멋진 경기로 최고의 성적을 달성해보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F조 2위로 올라온 호주와 8강 경기를 갖는다.
한편 ‘희망, 열정 그리고 도전(Hope, Passion and Challenge)’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기간 중에는 세계휠체어농구연맹에 가맹된 91개국 대표가 참가하는 세계총회도 함께 치러진다.
대회와 관련된 소식은 대회 공식 홈페이지(www.iwwbc2014.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입장은 무료이며, 관람객들에게는 음료와 간식이 제공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