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 “다시 한 번 세월호 유족들께 위로 말씀 드린다”
사진=정의화 국회의장
17일 정의화 국회의장은 국회 잔디마당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명창 공연을 열었다. 그러나 공연 도중 행사장 주변에 세월호 유족 40여 명이 몰려들어 공연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정 의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유족들 사이에서 거친 언사가 쏟아졌다.
정 의장은 행사를 저지하려는 일부에게 “이렇게 하는 것도 국회의장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하는 것”이라며 “여러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여러분들이 여기에 있는 것은 국회의장이 특별히 배려했기 때문이다. 그런 쌍욕을 의장에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의 발언이 끝날 즈음 한 50대 남성이 정 의장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마이크를 빼앗으려 하자, 경호 요원들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도 벌어졌다.
정 의장이 세월호 유족들에게 “쌍욕은 국회의장에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자 이를 두고 여론 일각에서는 “국회의장의 권위를 내세운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의화 국회의장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제가 죄송하다”며 연신 몸을 낮췄다.
정 의장은 “미리 세월호 유족 측에 이번 행사에 대해 양해를 구했고, 넋을 기리자는 의미였는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도를 넘는 거친 욕설이 나왔다. 제 생각엔 유족 분들이 그런 언사를 할 리가 없으시고, 유족이 아닌 분이 그러한 것 같아 ‘의장에게 그러면 적절치 못하다’고 조심스레 말씀드린 것일 뿐이다. ‘쌍욕을 하면 안 된다’며 적나라하게 표현한 적은 결코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 의장은 “대의 민주주의에서 국회의원은 한 개인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국민의 또 다른 얼굴이다. 충분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거친 말이 오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돼 그리 말씀드린 것일 뿐, 권위를 행사하려 한 것은 아니니 부디 오해 안하셨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 번 세월호 유족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