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A 군청에 근무하고 있는 박 아무개(여) 씨가 지난해 12월 16일 선배 유부남 김 아무개 씨를 강간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박 씨와 김 씨는 23년 전 공무원 상사와 부하로 처음 만난 뒤 서로 호감을 갖고 성관계를 맺는 등 20여년 넘게 직장 선후배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후 두 사람은 각자 가정을 꾸려 유부남 유부녀 신분이었지만 수년 동안 불륜관계를 지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박 씨는 왜 김 씨를 강간으로 고소를 한 것일까.
사진= 영화 <연애의 목적> 스틸 컷. 본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김 씨는 피해자 박 씨에게 수 회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하며 성적수치심을 일으키게 하고, 2012. 8. 초순 박 씨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박00랑 사귀고 있고 한 두 번 자는 사이다”라고 말하는 등 박 씨의 집에 수 회 전화를 걸어 박 씨를 불안하게 했다.
또한 2013. 1. 초순 충북 A군 00리 부근 공터에서 “다시는 안 그러겠다”라고 말하며 피해자 박 씨에게 키스를 하려고 했으나 피해자가 거부하며 밀치자 주목으로 피해자의 몸을 2회 때려 폭행하고 했다.
2013. 2. 7. 18시 30분 경 A군 00읍에 있는 피고인 김 씨 집에서는 위와 같은 피고인의 폭행, 협박 등으로 겁을 먹은 피해자가 찾아와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놔 달라”라고 애원하자, 피해자에게 “내 뜻대로 할 거야”라고 말하면서 피해자를 안방 침대로 끌고 가 피해자의 옷을 강제로 벗기고 계속되는 협박과 폭행으로 반항할 뜻을 상실한 피해자늘 1회 간음하여 강간한 것을 비롯해 그 때부터 2013. 10. 24. 경까지 16회에 걸쳐 피해자를 강간했다.
공소장에는 박 씨가 김 씨에게 강간당한 일시와 장소, 범행방법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범행 장소는 대부분 피고인 김 씨의 아파트였고, 시간은 18시 30분으로 동일했다.
그렇다면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박 씨는 왜 피고인 김 씨의 집을 16회나 방문해 동일 시간대에 같은 수법으로 강간을 당했으면서도 뒤늦게 고소를 한 것일까.
박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2011. 12. 초순 밤 10~11시경 A군 00리 소재 공터에서 성추행을 당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갖은 협박에 못이겨 수 회에 걸쳐 강제추행과 강간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피고인 김 씨와는 직장 선배로 어려운 사이였고, 이전에 사귄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박 씨는 2012. 01. 09 경에 “회식 끝났어요? 난 모임 끝나 들어가려구요. 낼 다시 연락할께요. 마트 들리고나서 잠깐 시간내 만났으면 하는데 어떨까요?”라는 문자를 김 씨에게 전송했다. 다음날(10일)에도 박 씨는 “아침에 출근하는 차모양 봤어요 .즐겁게 보내세요.”라는 문자를 김 씨에게 전송했다.
또한 김 씨가 2012. 01. 26. 10시 경 “어제 한참봐서 좋았고 담주부터 교육감ㅋ”라고 문자하자 박 씨는 “아 한동안 못 볼, 아프지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잘 다녀오셔셔 얼욱 보여주기”라는 답장을 보냈다.
문자 내용으로 볼 때 두 사람은 단순한 선후배 사이가 아니고 매우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강제추행(2011. 12)을 당하기 이전엔 단 둘이 만난 적이 없다고 진술한 박 씨의 주장에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특히 박 씨는 경찰조사에서 처음 강간을 당한 2013. 2. 7 이전에는 김 씨와 성관계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진술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23년 전인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사람은 A군 00면사무서에서 같이 근무하다 91년 4월 김 씨는 A군청으로, 박 씨는 00면사무소로 발령이 났다.
경찰 진술서에 따르면 당시 김 씨는 기혼이었고 박 씨는 미혼이었는데 직원 회식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여관에서 첫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당시 기혼인 김 씨와 왜 여관에 갔냐”고 묻자 박 씨는 “당시 회식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 실수로 가게 된 것이다. 그 때 00면사무소는 초임지였고, 입사한 지 2년정도 됐을때였는데, 김 씨는 면사무소 총무계 차석이었다. 당시 김 씨는 업무능력이나 인간관계 등 여러 면에서 직장내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입사한 지 2년차인 저에게는 그런 김 씨가 부럽기도 하고 따르고 싶은 훌륭한 직장 선배였다. 평소 마음을 갖고 대하던 김 씨와 헤어지는 것도 서운했던 것 같다. 이런저런 이유로 술을 많이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김 씨가 먼저 여관에 가자고 했고, 제가 그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술기운에 이성을 잃고 따라갔던 거 같다.”고 답했다.
이처럼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박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피고인 김 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 씨 측은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는데 이제와서 박 씨가 강간을 주장하며 고소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경찰과 검찰도 일방적인 박 씨의 진술에 의존해 무리한 기소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항변하고 있다.
김 씨 측 관계자는 “김 씨와 박 씨는 20여년 전 서로 호감을 갖고 첫 관계를 맺었고, 이후 각자 가정을 꾸린 뒤에도 비밀리에 교제를 이어온 이른바 ‘불륜’관계였다”며 “공직자인 두 사람이 불륜행각을 한 사실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나 이제와서 김 씨만 파렴치범으로 몰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박 씨가 고소하자 경찰은 김 씨를 체포해 수사를 진행했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하자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한 것”이라며 “박 씨의 남편이 A군에서 근무한 전직 경찰이었다는 점에서 남편의 입김이 작용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과연 한 지방 군청에서 벌어진 공무원 선후배간의 ‘불륜 사건’ 진실은 무엇일지 사법부의 판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