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 비내리는 광화문에 홀로 남은 유가족들
유가족들이 벌써 11일 째 단식농성을 벌이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에 나섰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그 어떤 응답도 하고 있지 않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19일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명운을 걸겠다”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이 눈물이 단 두 달 만에 희석된 것일까.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100일 째인 24일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동여매고 경제부흥을 위해 한마음으로 매진해달라”며 “여기서 다시 주저앉게 되면 우리 경제는 긴 침체의 터널로 빠져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민이 하루 휴가를 더 가게 되면 지출액이 1조4000억 원 는다고 한다. 정부 부처부터 직원 하계휴가를 적극 권장해주시고, 각 부처 장관들도 솔선수범해주기 바란다”고 여름휴가를 권장하기도 했다.
‘경제활성화’ 아젠다를 통한 ‘일상복귀’를 강조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은 산산조각 나고 있다.
같은 날 세월호 유가족들은 검은 하늘,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거리 위에 무력하게 서 있어야만 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몇 시간째 비를 맞고 있었지만 청와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비 내리는 광화문 사거리에서 유가족들을 맞이한 건 경찰들이었다.
밤이 깊었을까. 한 유가족이 넋을 놓고 혼잣말을 건넸다. “하늘만 울어주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