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신검에 남성 교도관 입회
그러나 여성 재소자들이 남성 교도관에게 성폭력을 당했을 가능성은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지난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구금시설 내 여성 수용자 인권 실태’ 자료(조사 기관은 교도소 및 구치소 등 총 10개 기관이며 조사 인원은 501명)에 따르면 여성 재소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는지를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재소자의 1.7%에 이르는 8명의 여성 수용자가 “있다”라고 응답했다. 수치로 보면 매우 적은 듯이 보이지만 성폭행이라는 특성상 의미있는 수치다.
이들 중 두 명이 남성 교도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답했으며 한 명은 동료 재소자로부터, 그리고 다른 다섯 명은 답변을 거부했다. 이런 사실을 왜 폭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들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서’ ‘보복이 두려워서’ 또는 ‘피해 사실을 말했지만 조사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익명의 조사였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사실 여부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성폭행이나 성추행 이외에도 구금 생활 중 성적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다는 여성 재소자들은 전체의 43.8%에 이르렀다.
원래 여자 교도관만이 입회할 수 있는 입소 시 신체검사에 남자 교도관도 참여했다고 답변한 재소자도 12명에 달했으며 남자 의무관이 참여했다고 답한 재소자도 25명 있었다. 입소 시 신체검사는 일반적으로 옷을 모두 벗고 알몸으로 행해진다.
또한 여자 교도관만 또는 여자 교도관의 동반 조건으로 허용되는 여사 순찰을 남자 교도관 단독으로 행한 경우도 주·야간 각각 12건과 15건에 이르렀다. 그러나 교도관 면담 등을 통해 사실을 확인한 결과 이런 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인권실천시민연대의 오창익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구금 시설에 대한 외부의 감시 제도가 미약해 문제가 있어도 외부에서는 들여다 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사건의 은폐나 축소가 비일비재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03년 이후 실태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하나 프리랜서 hana01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