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악단 예술감독, 남편 납치·폭행 사주해 숨지게 한 혐의 징역 10년 선고

[일요신문] 남편의 납치, 폭행을 사주하기 위해 사람을 고용해 결국 남편을 숨지게 만든 한 교향악단의 예술감독이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영한)는 심부름센터 직원에게 남편을 납치, 폭행할 것을 사주해 숨지게 만든 혐의(강도치사)로 기소된 한 교향악단의 예술감독 이 아무개 씨(여·41)에게 징역 10년을 판결했다고 지난 29일 전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이 씨는 심부름센터 직원들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장소를 물색하고, 시나리오까지 전달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모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직접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사망에 이르는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을 감안, 강도치사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다만 납치를 사주했을 뿐 실제 범행하지 않은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인 이 씨는 지난해 11월 심부름센터 직원에게 남편 A 씨(40)를 납치, 폭행해 돈을 빼앗도록 사주했다.

심부름센터 직원들은 A 씨를 서울에서 납치해 경북 안동으로 향하던 중 용인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A 씨의 허벅지 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이에 검찰은 이 씨 역시 공범으로 보고 강도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민웅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