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서울시립교향악단 페이스북
서울서부지법 제13민사부(부장판사 박재현)는 계약조건을 위반했다며 리조트 분양사인 보광제주를 상대로 제기한 정명훈 씨 부부가 22억 4000만 원의 회원권대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정 씨 부부는 지난 2008년 9월 제주에 있는 휘닉스아일랜드 내 고급 콘도 ‘힐리우스’ 한 동을 분양받으면서, 보광제주와 20년간 입회보증금 22억 4000만 원과 연회비 3000만 원으로 계약했다.
정 씨 부부는 해당 콘도가 일반관광객들이 출입하는 곳과 떨어져 있어 조용하고 사생활이 보장될 것으로 보고, 더 이상 추가 건축계획이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은 후 이용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정 씨 부부가 분양받은 힐리우스 옆에 지난해 초부터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5층짜리 콘도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에 정 씨는 당초 약속과 달리 주변이 개발돼 계약조건과 다르다며 지난 2013년 8월 소송을 제기했다.
정 씨는 콘도가 완공돼 손님이 이용하기 시작하면 주변이 시끄러워져 자신의 창작활동과 풍경 조망권을 침해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분양사는 정 씨의 조망권 주장은 콘도이용 계약의 부수적인 채무에 불과해 계약해지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분양사 스스로 제주도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을 콘도 홍보에 이용하고 있고, 해당 사실이
콘도이용 예약의 중요한 동기가 됐다”며 “분양사가 그런 취지에서 확인서를 교부한 점을 고려하면 조망 확보는 콘도이용 계약의 주된 의무이거나, 특별 약정으로서 계약내용에 포섭된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콘도이용 계약에는 조망뿐 아니라 콘도의 정숙성, 사생활의 기밀성 등이 모두 포함된 주거환경 자체”라며 “중국인 유치를 위한 콘도 건축으로 해당 주거환경이 현저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계약 해지는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