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푼돈’ 엔 만족 못해?
▲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 ||
정·관·재계가 모두 성인오락실과 관련 한 몫 잡기에 급급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이 도박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심지어는 가정파탄 자살 등이 속출해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 일부 정치권 인사와 실세들의 친인척이 직접 성인오락실을 운영하거나 게임제조업체나 상품권 발행업체 경영 등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우선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의 동생 김정삼 씨(52)는 부산 연제구에서 성인오락실을 직접 운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회장은 “동생이 한 일로 나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동생 김 씨는 부산 지역 성인오락실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김 씨의 성인오락실 개업식 당시 국회의원 2~3명이 참석했고, 김 씨의 오락실은 이후 5차례나 단속을 당했지만 김씨 자신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또 지난 1월 ‘바다이야기’ 오락기를 운영하고 있는 오락실 업주 14명을 모아 ‘바다동우회’를 만들어 회장직까지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에 파견된 국세청 사무관의 가족이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의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남영주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국세청에서 파견 나온 권 아무개 사무관의 모친이 상품권 발행업체 K 사의 주식지분 0.49%(1만5천 주)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조사결과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과정에서 권 사무관의 청탁행위나 금품수수 사실은 발견하지 못했으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사내용을 어제 검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무관은 지난 2004년 3월부터 청와대에 파견돼 혁신관리수석실에서 근무해왔고 이날자로 국세청으로 복귀 조치됐다. K사는 지난해 12월 상품권 발행사 1차 심사에서 탈락했다가 지난 2월 상품권 발행사로 지정을 받아 로비 의혹이 일고 있다.
상품권 발행 업체나 게임기 제조업체에도 권력에 줄을 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문화부나 영등위 등에 대한 로비의 창구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당 측의 주장에 따르면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된 19개사 중에는 현 정부의 핵심 권력에 포진한 386 세력과 인연이 닿는 운동권 출신이 상당수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며 386 운동권 출신 인사가 상품권 발행업체에 전화를 걸어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되도록 도와주겠다”며 거액을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한다.
이밖에도 채 확인 안 된 각종 소문들은 수도 없이 많다. △여권 실세 A 씨와 영남 지방 게임업체 소유주와의 친분설 △H 상품권업체 대표를 지낸 B 씨와 우리당 386의원들과의 교류설 △또다른 H 업체와 고위 공무원의 친분설 △여권과 친분이 두터운 연예계 인사들의 조직적 개입설 등의 루머도 나돈다. 각종 제보에 등장하는 현역 의원 등 여권 인사는 10여 명에 이른다는 게 야당 측의 주장이다.
그런가 하면 여권의 한 의원은 수사를 피해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소문도 나돌아 눈길을 끌었다. 본인은 집안 일로 두 달 전에 예정됐던 출국으로 귀국일자도 잡혀 있다며 어처구니없어 하고 있지만 그만큼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