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300억대… ‘광풍’ 타고 꿈틀
그러나 최근 전 씨 차남 재용 씨와 그 아들들이 가진 41억 원어치 채권의 발원지가 전 씨라는 정황이 수사당국에 의해 포착되면서 전 씨 직계가족이 지닌 재산들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 씨 직계가족이 보유한 부동산의 시가총액만 해도 300억 원에 이른다. 이 부동산들의 가치는 지금까지 꾸준히 상승해왔으며 현재 상태를 봤을 때 앞으로도 그 가치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 씨 일가의 대표적인 부동산으로 전 씨 부부가 살고 있는 서울 연희동 자택 안채를 먼저 꼽을 수 있다. 연희동 95-4에 위치한 저택으로 대지 248평·연건평 116평 규모다. 바로 옆인 95-5엔 별채가 있다. 대지 94평에 연건평 78평형 규모로 지난 2003년 12월 법원의 강제경매로 넘어가 법적으로 더 이상 전 씨 일가의 소유가 아니다. 그러나 전 씨 부부는 여전히 별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는 별채의 새 주인이 다름 아닌 전 씨의 처남 이창석 씨인 덕분일 것이다. 인근 부동산 업자에 따르면 안채만 해도 1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전 씨 차남 재용 씨 부인 명의로 된 고급 빌라가 있다. 80평형인 이 빌라는 연희동 75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 부동산에서 시가 8억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 장남 전재국 씨 명의의 서울 평창동 458번지 일대 전시장 건물과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일대 농장, 삼남 전재만 씨 명의의 한남동 28번지 소재 빌딩(위부터). | ||
<일요신문>이 이 근처인 1628-67 소재 전두환 씨 본인 명의 땅을 발견해 보도한 지난 2004년 11월 당시 이 일대 평당시세는 1500만 원선이었다. 그러나 현재 부동산 붐에 힘입어 평당시세 2000만 원 이상을 호가할 정도로 땅값이 오르고 있는 상태다. 전 씨 아들들이 소유한 이 일대 대지면적이 422평임을 감안하면 토지 시세만 최소 84억 4000만 원 정도가 된다.
인근 부동산에 매물로 나온 건물 중 대지 면적 106평에 지어진 지하1층 지상3층 규모의 A 빌딩이 있다. 이 부동산에서 밝히는 A 빌딩 가격은 25억 원 정도다. 부동산에 따르면 이 건물은 급매물로 나온 것이라 시세보다 낮게 책정된 것이며 재국 씨 소유로 된 1628-3 소재 건물(대지 100평, 지하1층 지상2층)이 규모는 더 작지만 25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다. 1628-10 소재 건물이 A 빌딩보다 규모가 크고 1628-1과 1628-2에 걸친 건물은 A 빌딩에 비해 대지면적이나 연건평이 두 배가 넘는다. 서초동 1628번지 일대 재국 재용 씨 형제가 소유한 토지 건물 시세가 족히 100억 원은 넘고도 남는 셈이다. 재국 씨 소유 회사가 최근 이 건물들을 담보로 수십 억 원대의 대출을 받은 기록이 등기부에 남아 있어 건물 가치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서울 평창동엔 재국 씨 명의로 된 전시장 건물이 하나 있다. 평창동 458-8과 458-14에 있는 지하2층 지상2층 건물로 대지면적 286평, 연건평 422평에 이른다. 재국 씨가 이 건물을 샀을 당시인 2002년 6월 당시 시세는 15억 원 정도였지만 지난 2003년 3월 증개축 이후 가치가 더 올라갔을 것으로 인근 부동산업자들은 보고 있다.
등기부등본엔 김 아무개 씨가 이 건물 지하1층에 대한 전세권자로 올라 있다. 그 전세금만 5억 원이다. 재국 씨 소유 회사가 이 건물을 담보로 6억 5000만 원 담보대출을 받은 기록도 나와 있다. 2002년 당시 시세인 15억 원은 족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한남동엔 전 씨 3남 재만 씨 소유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270평 대지 위에 세워진 지하4층 지상8층의 연건평 1675평 규모 빌딩이다. 이 일대는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이다. 이 건물 맞은편엔 재벌총수 일가 등 부호들이 대거 살고 있는 유엔빌리지가 들어서 있으며 인근엔 여러 국가 대사관저가 들어서 있다.
이 건물은 지난 1997년 지어졌는데 얼마 후 IMF 외환위기 한파로 건물주가 김 아무개 씨에게 이 건물을 급하게 팔았다고 전해진다. 당시 인근 부동산을 거치지 않아 정확한 가격은 당사자들만이 알겠지만 인근 부동산 업자들 사이에선 100억 원대에 거래됐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한다. 재만 씨가 김 아무개 씨로부터 이 건물을 사들인 것은 2002년 5월의 일이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은 IMF 위기 당시 급매물로 나왔던 건물 시세가 100억 원 정도였던 점과 최근 부동산 경기 활황을 감안할 때 재만 씨 소유 건물의 현재 시세가 적어도 120억 원 이상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만 씨 부인은 서울 가회동에 고급빌라를 한 채 갖고 있다.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곳에 잠시 살았다가 호화빌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73평형인 이 빌라는 현지 부동산업자들 사이에서 한 채당 15억 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전 씨 장남 재국 씨와 그 가족은 경기도 연천 지역에 넓은 땅을 갖고 있다. 재국 씨 가족은 지난 2004년부터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일대 땅을 사들이기 시작해 지금까지 1만 5700평의 토지를 확보한 상태다. 연천군 인근에 대규모 공장단지가 조성되고 이에 따른 주택단지와 문화시설 입주 소문이 퍼지면서 이 일대는 최근 수도권에서 가장 땅값이 빠르게 치솟는 지역 중 하나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요신문>은 재국 씨 가족이 이 일대에 대규모 허브농장을 짓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재국 씨 가족이 이 일대 토지 매입을 시작했을 무렵엔 평당시세 5만 원 선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이 일대 평당시세는 20만 원 이상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 업자들의 설명이다. 이를 환산하면 연천군에 있는 재국 씨 가족 소유 땅값은 31억 4000만 원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거론한 전두환 씨 직계가족 보유 부동산들의 시세를 모두 합하면 299억 4000만 원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일요신문> 취재를 통해 공개된 재산들일 뿐이다. 세인들은 아직도 전 씨 일가의 재산규모에 대한 궁금증을 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