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 엄마, 동생 댓글 진노…곧 삭제 요청해”
김 씨는 46일간 단식을 하면서 신체 기능이 상당히 저하됐다. 하지만 김 씨를 가장 괴롭게 했던 것은 입원도중 불거진 ‘아빠의 자격’과 관련한 유언비어였다. 김 씨에 대한 비난 여론의 단초가 된 것은 유민이 외삼촌인 윤 아무개 씨가 한 언론사 기사에 단 댓글이었다. 지난 8월 23일 윤 씨가 작성한 댓글은 ‘김 씨가 아이들의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이 없다’ ‘누나가 이혼 후 혼자 아이들을 키우며 많이 힘들어 했다’며 원색적으로 김 씨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내용은 같은 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트위터에 언급하고, 다음 날인 8월 24일 일부 보수언론에 기사화 되면서 김 씨에 비난여론이 급격하게 확산됐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원재민 변호사는 “유가족의 면회도 제한하면서 김 씨의 회복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말 동안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번지면서 김 씨는 신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고통을 무척 심하게 겪어야 했다”며 “유민이 어머님도 외삼촌 소식을 듣자마자 화를 내시며 곧바로 전화를 해 글을 삭제할 것을 요청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원재민 변호사는 “김 씨가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 ‘호화로운 취미생활을 했다’는 등의 유언비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이 같은 허위사실을 퍼트리고 있는 아이디에 대해서는 자료를 수집 중이다”고 밝혔다.
김 씨에 대한 유언비어와 개인적인 신상정보가 빠르게 번지자 유족 측은 국정원이 김 씨를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정원 직원이 김 씨의 고향인 전북 정읍과 김 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김 씨에 대해 묻고 다녔다는 사찰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가족위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8월 27일 새누리당과 만난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그런 일이 있었느냐. 그런 일이 있으면 즉각 이야기해 달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가차 없이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