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영 전 이사장은 지난 8월 27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건강상,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날 안건에 대해 야당 측 김재홍과 고삼석 상임위원은 “이 위원장 사퇴 후 30일간의 추천 기간이 있는데,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서둘러 추천안을 의결할 필요가 없다”며 “특히 특정 단체나 집단의 이해를 대변했던 사람을 이사로 추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히며 퇴장했다. 이에 이날 안건은 최 위원장을 포함한 여당 측 위원 3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KBS이사회는 여당 추천 7명, 야당 추천 4명 등 총 11명의 이사로 구성되며, 이사는 방통위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KBS이사회 이사장은 이사들의 호선으로 선임하는데, 이 이사 후보 내정자가 선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인호 명예교수는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서양사 박사 학위를 받은 원로 여성 역사학자다. 미 럿거스대 조교수, 고려대 사학과 교수 등을 지냈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핀란드와 러시아 주재 대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KBS본부(새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교수의 역사관과 과거 발언 내용을 문제 삼으며 “청와대가 개입해 기획한 낙하산 이사로 규정하고 절대 반대한다”고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특히 새노조는 이교수가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에 대해 “감동적이었다”고 하는 등 KBS의 관련 보도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을 두고, “KBS 구성원들과 정반대의 상황인식과 역사관을 가진 자가 어떻게 KBS 이사가 될 수 있는가”라고 우려했다.
또한 이 교수에 대해 “식민지근대화론에 기반한 뉴라이트 역사인식을 설파하며 박근혜 정부를 적극 옹호해왔다. 비뚤어지고 편향된 역사관을 소유한 인물로 공영방송 KBS의 최고의결기구 이사로는 부적합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KBS노동조합(1노조) 역시 “이 교수는 이념이나 역사관이 편향된 분으로 평가받고 있기에 방송 공정성이 담보돼야 하는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 부적절하다”면서 “이 교수는 방송에 대한 경력이나 전문성 측면에서도 부족하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