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의 ‘나비효과’

이명박이 강남 룸살롱지도 바꿨다?

북경에 있는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뉴욕에 폭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 어떤 면에서 보면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유흥문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한 예로 지난 몇 년간 국내 유흥가의 변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요인 중 하나가 의외로 2004년에 이뤄진 ‘이명박 전 시장의 교통체계 개편’이라는 주장이 있다. 서울시의 교통체계 개편이 강남의 지하철 공사와 맞물리면서 아예 텐프로 룸살롱의 전체 지형도 자체를 바꾸었다는 것.

당시 버스중앙차선제가 도입되는 등 교통체계가 바뀌고 각종 공사가 벌어지면서 강남역 일대에서 차량의 U턴이 불가능해졌고 대신 자가 운전자들이 골목을 통해 P턴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불편함과 갈수록 심해지는 체증현상의 영향으로 인해 2002년까지만 해도 무려 10여 개에 달하던 강남역 일대의 텐프로 업소들이 지금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가뜩이나 막히던 강남역 인근에 신분당선의 공사, 제일생명 사거리의 연장 공사까지 겹치면서 일대 업소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고 상당수의 손님들이 그냥 차를 돌려 청담동, 혹은 경복 사거리의 술집으로 향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2004년 하반기부터 룸살롱업계에 소위 ‘청담동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 유흥가 사람들의 주장이다.

최근에 새롭게 강남 일대에 몇 군데의 텐프로 룸살롱이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이 역시 모두 경복 사거리와 청담동 일대에 집중되어 있는 현상은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구성모 헤이맨투데이.com 대표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