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시장님, 남 땅에 ‘테마파크’ 짓겠다고?
유정복 인천시장. 박은숙 기자
수도권매립지공사 측은 “설립 당시 약속했던 사용 기한이 우선이냐, 사용가능한 부지가 남았다는 것이 우선이냐의 문제”라며 “조성 당시 4개 매립장 사용 연한을 2016년 말로 예상했지만 수도권 쓰레기 줄이기 정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3·4매립장(전체 45% 면적)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서울시는 사용 연한을 2044년까지 늘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사용 종료를 원하는 지역 민원이 워낙 강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쐐기를 박는다는 의미에서 이곳에 테마파크 유치를 약속했다. 문제는 수도권매립지에 인천시 지분이 없다는 것이다.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서는 매립지 지분을 갖고 있는 서울시(70%)와 환경부(30%)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들은 당연히 매립지 연장 사용을 대가로 요구하고 있다. 유 시장은 지분이 없는 땅에 대규모 시설을 짓겠다고 공언한 셈이 된다. 인천은 이미 영종도에 대규모 카지노 시설이 포함된 드림아일랜드 조성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사업을 동시에 진행할 여력도 명분도 약하다는 게 중론이다.
설상가상 인천시 연장사용 불가 방침에 따른 대체매립지로 옹진군 영흥도가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섬 주민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시에서 마련한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나를 먼저 묻어라”는 섬뜩한 말로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하고 있다. 국회와 환경부는 제3매립장 조성을 위한 기반공사 기간만 최소 1년 6개월이 걸려 올해 안에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다. 시간을 끌수록 유정복 시장의 판정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