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겐 ‘눈엣가시’
아무래도 경찰청 범죄정보과를 가장 불편하게 보는 쪽은 검찰 쪽이다. 자신들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라는 의심 때문이다. 실제 경찰청 범정과는 김광준 전 서울고검 부장 검사, 김학의 전 법무차관을 자리에서 끌어 내리며 공을 세웠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 범죄정보과 한 IO는 “경찰도 범정 조직을 만들 수야 있겠지만, 경찰청 범정과는 실적이 없다. 고위 공직자와 대기업 비위 첩보 생산이 주업이라는데 큰 건을 별로 잡아낸 게 없다. 경찰 내부에서도 ‘없애자’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랑 업무 영역이 겹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청 범정과에 대해 외부에서 불편한 시각을 갖는 것 자체가 뭔가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떳떳하게 행동하면 뭘 만들든 위협적이지 않지만 부담을 느끼면 ‘저건 왜 만들었지’라고 바라볼 수 있다. 어쨌든 없던 조직이 생겨났다하면 나도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견제와 균형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3년이 조금 넘은 시점이라 아직 여러모로 정착이 안 됐지만 10만 명의 경찰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충분히 고위 권력을 견제하는 게 가능하고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과거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을 지낸 백기종 현대사회범죄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찰청 범정과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로 보면 된다. 검찰을 견제해서 만들었다라기보다는 첩보의 사실 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고 가치 판단해 특수수사과 등에 이첩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보는 게 맞다. 경찰도 검찰처럼 좀 체계적으로 첩보의 가치 여부를 따져 수준 높은 첩보를 입수하기 위해 만든 게 범정과다. 경찰에도 가치 있고 질 높은 첩보를 입수하는 파트가 있는 게 정상이고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