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왕 ‘코스모스킹’ 선두력도 좋아졌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스피더(국5·수·2세 2전1/0/0)=가장 먼저 소개할 말은 13일 토요경마 3경주에서 뛰었던 스피더다. 이 말은 지난달 초에 데뷔전(1000미터)을 치른 말이다. 당시엔 조금 빠른 페이스로 선행을 나선 뒤 내측 전개를 하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직선주로에서 걸음이 형편없이 무뎌졌었다. 아직 어린 2세마이고 이번 경주에선 부담중량(부중)까지 늘어 선행을 나서더라도 버티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렇지만 편성 자체가 워낙 허접해 인기마로 팔렸다. 실전에서는 데뷔전과는 달리 선행작전 대신 2~3선에서 따라가는 선입작전을 펼쳐 여유있게 우승을 거뒀다. 초반 빠르기는 데뷔전과 비슷했지만 뒷심이 월등하게 보강된 모습을 보였다. 2전째에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무엇보다 모래를 맞고 따라가는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측면에서 5군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코스모스킹(국4·수·2세 2전2/0/0)=토요경마 6경주 우승마. 인그란디어의 자마로 데뷔전에서부터 기대대로 우승을 차지했던 말이다. 당시 1200미터 경주에서 종반에 총알추입을 했는데 상당한 여력이 있었고 그 덕분에 이번에도 인기 1위로 팔렸다. 5군 첫 도전이었지만 직전보다 조금 빠르게 선두권에 가세한 뒤 밀어붙여 4마신 차이로 2연승했다. 454kg대의 아담한 체격이 현재까진 약점이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 크게 염려할 바는 못된다. 뛰어난 근성과 뒷심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선두력까지 점차 좋아지고 있어 국4군에서도 바로 통할 수 있는 능력마로 판단된다.
#동해굿쇼(국4·거·4 9전0/2/3)=같은 날 7경주 2위마. 이 말은 꼭 기억해야 할 특이한 전력의 말이다. 휴양마가 복귀전에서 바로 입상했다는 것도 이채로운데, 휴양 직전의 경주에서 실격패를 당할 만큼 형편없는 경주력을 보였던 말이었다. 소위 ‘쏘아 먹은’ 유형에 속한다. △실격을 당한 말이 △거의 3개월 만에, △강구보를 하지도 않고 나와, △부진형 기수를 태워, △갑자기 배당판에 등장했고, △휴양 전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입상을 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이번 경주에선 결승선에 다가올수록 더욱 속도를 낼 만큼 끝걸음이 인상적이었고 여력도 있었다. 건강에만 이상없다면 다음 경주에서도 충분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태산천하(국6·수·3세 3전0/1/0)=14일 일요경마 1경주 2위마. 그동안 서승운 기수와 정정희 기수가 타고 두 차례 실전을 치렀지만 이렇다할 특징없이 고전했다. 이번에 서승운 기수가 재기승했는데 과거와는 사뭇 다른 기량으로 1위와 목 하나 차이로 2위를 했다. 비교적 늦게 걸음이 터지는 비와신세이키의 자마다. 부계도 장거리형에 속하지만 모계는 3200미터까지 출전했던 전형적인 장거리형이다. 현재까지의 걸음을 보면 연투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걸음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다음 경주에서 또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경주와 같이 1300 이상의 거리에 나온다면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클린업퀸(국5·암·2세 3전1/0/0)=일요경마 2경주 우승마. 두 번의 실전을 치렀지만 앞서의 태산천하보다도 더 못할 만큼 현저한 능력정체를 보였다. 이 경주는 6번 메니머니라는 강력한 인기마를 제외하고는 모두 부진마들로만 편성이 됐는데도 8두 중 인기 5위에 그쳤을 정도다. 그렇지만 클린업퀸은 실전에서 폭발적인 선두력으로 뛰쳐나와 시종 경합한 인기마 메니머니를 4마신이나 떨쳐냈다. 원래 클린업퀸은 혈통 상으로는 싹수가 있었다. 부마인 오피서가 단거리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을 만큼 스피드가 빼어난 말이었고 2세 때 전력이 완성될 만큼 조숙형이었다. 모마인 헤라도 국2군까지 진출한 말인데 특히 초반 스피드가 발군이었다. 이처럼 부진마 편성에선 경험이 적은 말 중에서 혈통이 좋은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리플라이트(국4·수·3세 9전1/3/1)=일요경마 4경주에서 최고 인기마로 팔렸고 인기대로 여유승을 거뒀다. 이 말을 주목하는 것은 혈통적 특이점 때문이다. 스톰캣 계열의 말 엑스플로잇의 자마로 선행형 기질이 강하다. 선행을 나서는 경주에선 상당히 안정된 능력을 보인다. 이번 경주에서도 2번 포토시와 결승선에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5마신이나 따돌렸다. 모마는 주웰데어다. 주웰데어는 경마팬들에게 외곽 무빙으로 각인된 탱고스텝의 모마다. 탱고스텝은 따라가는 경주에선 끝까지 적응하지 못했던 말이다. 트리플라이트도 선행이 불가능한 편성을 만난다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경주전개와 상관없이 능력을 발휘하는 말이 강한 말이지만 선행에 실패하면 졸전을 벌이는 극단적인 선행마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불굴의투사(외3·암·3세 10전1/0/1)=지난 7월 5일 후미에서 고전하다 경주를 마친 이후 두 달여 만에 출전했다. 체중이 무려 17kg이나 쪄서(470kg) 나왔는데도 컨디션은 좋아보였다. 450kg대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말이라 반신반의했는데 실전에선 강자들을 상대로 선전했다. 막판에 밀려 4위에 그쳤지만 인기마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엔 충분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컨디션이 좋아진 케이스로 보였다. 체격이 좋아졌고 강한 훈련을 소화하기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다음 경주에선 한 단계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언비터블(외1·수·4세 25전4/5/6)=일요경마 10경주에서 4위를 했다. 이 경주는 극심한 혼전이었다. 출전한 13두 모두 우승이 가능할 만큼 전력이 엇비슷했다. 언비터블은 인코스에서 자기 스타일대로 뛸 때 능력을 잘 발휘하는 말이다. 이날은 3번 게이트를 배정받았고 충실한 훈련을 통해 직전의 과체중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선행이 유력했던 1번 동반자의기적이 처음부터 제어해 뒤로 처지는 바람에 6번 삼정불패가 편하게 선행을 받아냈다. 1군 경주 치고는 초중반이 많이 느렸다. 과연 이런 흐름에서 추입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4코너를 돌아서자 언비터블은 탄력을 붙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김옥성 기수의 5번 마니인컴이 옆으로 삐져나와 진로를 가로막아버렸다.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사고였다. 언비터블은 뒤늦게 돌아서 나와 불꽃처럼 추격을 했지만 앞의 말들도 느린 흐름 덕분에 힘이 남아있었는 데다 탄력 손실이 워낙 커 4착에 그쳤다. 다음 경주에서도 인코스를 배정받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무방할 것 같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