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여행을 둘러싸고 수많은 트렌드가 등장하고 사라졌다.
때로는 여행 방법 자체가 주목받았고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지역이 여행의 트렌드를 바꾸기도 했다.
여행이 끊임없이 트렌드를 바꾸는 이유는 단 하나다. 새로운 것을 보고 낯선 사람을 만나며 매일매일 다를 바 없는 일상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얻고 싶어 떠나는 여행, 그 태생적인 본질을 충족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여행의 본질을 되살리면서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여행법. 두 가지를 손에 쥐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김은덕·백종민 작가는 깨버렸다.
이스탄불, 피렌체, 에든버러, 런던, 더블린, 맨체스터, 세비야, 바르셀로나…. 존재 자체만으로도 여행을 충동질하게 만드는 이 도시들에서 김은덕·백종민 작가들은 한 달씩 머물렀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두 사람을 현지인의 일상 속에 녹아들게 했고 관찰자가 아닌 생활자가 되도록 만들었다. 생활자가 된 작가들은 어떤 여행기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웃 주민과의 팽팽한 기 싸움, 마을에 사는 소년과의 우정, 클럽에서 봉 춤을 추는 집주인, 맨체스터에서 만난 꽃청년과 미묘한 썸을 타며 삼각관계에 빠졌던 일 등.
그동안 어느 여행기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가 <한 달에 한 도시>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야기나무. 1만 8000원. 488쪽.
조현진 기자 gaba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