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에 색소… 양주로 둔갑
경찰에 따르면 가짜 술 제조업자들은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산업용 에탄올에 색소 등을 첨가, 가짜 양주를 제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제조업자들은 일부 룸살롱을 비롯해 호스트바, 나이트클럽 등에 가짜 술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술병, 박스, 정품라벨 등을 매우 정교하게 위조해 전문가들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양주의 원가는 1000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양주를 마시게 될 경우 음주 다음날 극심한 숙취에 시달리게 되며 심할 경우 위장장애와 간 기능 손상 등 인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며 “은밀히 만들어진 이런 가짜 양주가 유흥업소에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짜 양주 제조와 더불어 일부 유흥업소의 ‘남은 술 재활용’도 심각한 문제다. 업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이들의 전언에 따르면 일부 나이트클럽 등에선 손님들이 마시다 남은 맥주를 전부 다시 모아 빈병에 부어 새 맥주로 만들게 하는 아르바이트를 시키기도 한다고. 실제 몇몇 커뮤니티사이트 게시판엔 이러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소개하며 같이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유흥업소에서 가져다주는 담배도 주의 대상이다. 중국산 가짜 담배가 떠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이 담배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담배를 그대로 카피해 만든 것으로 니코틴과 타르의 함유량이 정품보다 훨씬 높을 뿐 아니라 독성물질도 다량 함유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가짜 술·담배에 대한 집중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육안으로 식별이 거의 불가능하고 단속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게 그 이유다. 때문에 현재로선 이용자들이 가짜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숙지하고 현장에서 가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실제 강남의 한 유명 룸살롱에서 지배인으로 일하는 서창민 씨는 고급 룸살롱이라 해서 가짜 술이 유통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귀띔한다. 그는 눈앞에서 양주의 마개를 딴다고 해서 결코 안심해선 안 된다며 고도의 테크닉을 이용해 눈속임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전했다. 양주의 경우 마개를 따기 전에 병째 흔들었을 때 기포가 빨리 없어지지 않으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는 게 그의 얘기다.
구성모 heymantoday.com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