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그걸로? 더 큰 비리 있나
더군다나 송 전 수석이 받고 있는 혐의는 사안 자체가 그리 심각하다고 보기 어렵다. 개인 비리가 아니라 행정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경질까지는 갈 문제는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서울교대는 다른 대학들이 ‘1+3 제도’를 놓고 갈등을 벌였던 것과는 달리 1년 만에 자체 폐지해 정상 참작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청와대 수석 신분으로 수사를 받으면 공정성 시비가 생길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정무 관계자는 “아주 중대한 비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송 전 수석이 검증 때 거짓말을 한 부분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전격 사퇴 배경에 ‘괘씸죄’가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 송 전 수석이 고등교육법 위반 외에 정권 도덕성에 타격을 줄 수 있을 만한 심각한 비리를 저지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역시 부실 인사 검증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청와대는 송 전 수석이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송 전 수석이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진짜 거짓말을 했거나 아니면 뭔가 다른 비리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경찰은 송 전 수석에게 다른 비리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기춘 실장과의 갈등설이 불거지고 있다. 김 실장이 경찰 조사를 빌미로 송 전 수석을 내쳤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9월 2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송 전 수석과 김기춘 실장 간 불화설이 있었다”면서 “전교조 문제나 국정 교과서 추진 등과 관련해 김 실장이 송 전 수석을 회의적으로 생각할 만한 일들이 최근에 있었다. 그래서 정리해야겠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고, 예전 일을 가지고 문제를 삼지 않았을까”라고 주장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