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에서 100번째로 폐 이식을 받고 퇴원을 앞둔 환자와 주치의 백효채 교수. 사진제공=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폐이식팀(흉부외과 백효채·호흡기내과 박무석·감염내과 안진영·마취통증의학과 나성원 교수)은 지난달 29일 양측 폐 이식수술을 받은 37세 여성 환자가 건강을 회복하고 지난 주 퇴원했다고 29일 밝혔다.
폐가 점차 단단해지는 폐 섬유증으로 폐 기능을 거의 상실하고 ‘인공 심폐장치 (ECMO)’로 생명을 유지하던 환자는 8월 29일 자신에게 적합한 뇌사자의 폐를 기증받았으나 상태가 위중해 입원해있던 부산에서 서울로 이송하기조차 어려웠다.
이에 환자가 입원해 있던 대학병원에서는 필요한 응급후송조치를 하고 인근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응급차에 직접 동승해 400㎞가 넘는 이송과정 동안 환자 곁에서 필요한 조치에 전력을 다했다. 동시에 세브란스병원 폐이식팀은 환자의 도착시각에 맞춰 뇌사자로부터 적출한 장기를 준비하는 한편, 도착 즉시 바로 이식 수술에 들어가 당일 밤 건강한 양측 폐를 무사히 이식했다.
이로써 지난 1996년 국내 최초로 폐 이식을 성공한 세브란스 백효채 교수팀은 국내 첫 양측 폐 이식, 양측 폐의 재이식, 기증자와 혈액형이 다른 환자에게 양측 폐 이식, 백혈병으로 골수이식을 받은 후 발생한 ‘이식편대 숙주병’으로 폐기능을 잃게 된 환자에서 양측 폐 이식 성공에 이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폐 이식 100례에 도달함으로써 국내 폐 이식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됐다.
백효채 교수는 “간, 신장, 심장과 달리 폐는 이식 수술 직후부터 호흡을 통해 외부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장기이기 때문에 타 장기이식 환자보다 집중적인 감염관리와 면역억제치료 조절이 필요하다”며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 폐이식팀은 오는 10월 15일 폐 이식 100례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