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홍콩의 독특한 분위기 매력적이지만 너무 불친절해
@ 영화 정보
이 코너는 대중성을 위주로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술성에 중점을 둔 영화평을 기대하는 이들이라면 다른 영화 전문 매체를 추천한다.
그런 측면에서 영화 <미드나잇 애프터>는 이 코너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이 영화는 2014년 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장편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해당 장르 영화의 마니아들이 즐기는 영화제다. 요즘 충무로에서 잘나가는 감독들 가운데에도 부천국제영화제 기간이면 부천에서 먹고 자며 출품작들을 관람했던 마니아 출신이 여럿이다. 요즘에는 많이 달라졌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출품작 가운데에는 꽤 좋은 영화가 많다. <미드나잇 애프터> 역시 그 영화제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독특한 분위기다. 프루트 챈 감독은 이 영화에서 심야 미니버스에 탄 16명이 터널을 통과한 후 아무도 살지 않는 홍콩에 도착해서 벌어지는 상황을 연출해 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듯한 상상이다. 만약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아니 지구에 나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 말이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16명 생존자들 사이의 관계다. 생면부지인 이들이 서로를 불신하면서도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텅 빈 홍콩이라는 분위기에 스토리를 더한다. 또한 다른 이들은 모두 어디에 간 것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음산한 도시를 배경으로 독특한 미스터리를 완성한다. 또한 이유를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등장인물들이 하나 둘 사망하면서 공포감 역시 극대화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한계는 거듭된 의혹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는 불친절함이다. 중간 중간 힌트는 등장한다. 이들이 현실의 홍콩이 아닌 또 다른 세계에 와 있다는 설정인데, 그들은 고작 하루를 보냈지만 현실에선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설정 등이 살짝 등장한다. 이 역시 확인된 사실은 아니고 등장인물들이 그런 의혹을 가질 만한 설정만 등장한다. 동일본 대지진이 뭔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만한 설정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짐작의 수준에 그친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등장인물들이 하나 둘 사망하는데 그 까닭 역시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기억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부분도 미스터리다. 과연 등장인물 가운데 누구의 기억과 누구의 얘기가 사실이고 또 허상인지 감독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이들이 왜 아무도 없는 텅 빈 도시에 있는 것인지에 대해 감독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영화를 끝내 버린다. 프루트 챈 감독은 <미드나잇 애프터>의 속편을 만들 계획을 밝혔다. 홍콩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온라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 만큼 속편에선 보다 탄탄한 스토리 전개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초이스 기준 :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세상의 독특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영화를 원한다면 클릭
영화 <미드나잇 애프터>의 강점은 텅 빈 홍콩이라는 설정이다. 감독이 상상력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이 새로운 세상은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선다. 이런 분위기에 빠져 속편을 기다릴 수 있다면 관람을 추천한다.
@ 추천 다운로드 가격 : 500원
아무래도 너무 불친절한 영화다. 속편이 개봉돼 그런 불친절함이 대부분 해소된다면 다운로드 가격 역시 급상승할 수 있겠지만 전편만 놓고 볼 때 높은 다운로드 가격을 책정하긴 어렵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