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를 맡은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철도노조 파업에 참가했던 한 노조원은 올해 4월 서울 동대문 경찰서로부터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요청 집행사실 통지’를 받았다.
해당 통지서 내용을 보면 동대문경찰서가 철도 노조원에 요청했던 자료 대상과 종류에 ‘해당 피의자의 통화내역(발신 및 역발신 내역, 발신기지국 위치 포함)과 기타 피의자 명의로 가입된 밴드, 밴드 대화 상대방의 가입자 정보 및 송수신 내역’이 포함돼있다.
경찰이 특정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해당 피의자가 가입한 밴드와 그곳에 가입해 있는 다른 사람들의 정보 및 대화내용까지 요구한 것이다.
네이버 밴드의 경우 서비스 개시 이후 2년간 다운로드 수가 3500만, 개설된 모임수가 1200만 개에 이른다. 밴드에서 가장 많은 인맥을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의 경우 가입한 밴드수가 97개, 연결된 친구수가 1만 6000여명에 이를 정도다.
즉, 피의자 1명을 조사할 때 수십, 수백명의 지인들까지 손쉽게 사찰이 가능해 지는 셈이다.
정청래 의원은 “경찰의 밴드 가입자 정보 및 대화내용 요청은 개인 사생활 침해를 넘어 엄청난 규모의 대국민 사찰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많은 사용자들이 네이버 밴드를 통해 초등학교 동창 모임 등을 하고 있는데, 이런 식이면 경찰이 피의자 1명에 대해 조사하면서 피의자와 같은 초등학교 동창 밴드에 가입한 모든 사람의 정보와 대화내용까지 볼 수 있게 된다.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시 그 목적과 대상, 그리고 종류 등을 제한시킬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