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의원.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6일 국제해사기구(IMO), 해양수산부, 한국선급 등으로부터 제출받아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선박등록을 하는 업체에게 IMO번호를 확인할 의무가 있고 이를 선박원부(국적증서)에 반드시 표기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 같은 과정을 누락한 채 발급했다.
IMO번호는 국제해사기구(IMO)가 발급하는 선박 식별고유번호로서, 사람의 주민등록번호, 자동차의 차대번호와 같이 이 번호 하나로 선박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한번 발급된 IMO번호는 취소되거나 삭제되지 않는다.
또한 한국선급은 지난 2008년 내부 규정으로 모든 선박의 안전점검 신청 시, 신청서류에 IMO번호를 기입하도록 해 왔지만 세월호 안전점검 시에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거 한국선급 관계자는 세월호는 IMO번호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일본에서 동남아로 운항하는 국제여객선일 당시 IMO번호를 발급받았을 수 있으나, 한국에 와서는 국제선이 아닌 내항선으로서 IMO번호가 말소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문표 의원실이 국제해사기구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세월호의 IMO번호 910520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와 똑같이 일본에서 국제운항을 하다가 수입된 청해진해운의 오하나마나호의 경우에는 IMO번호가 한국선급의 홈페이지에서 확인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한국선급이 자체 규정까지 어기면서 세월호의 안전점검을 해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홍문표 의원은 “IMO번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규정조차 지키지 않고 국적증서를 발급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세월호 사고는 이런 작은 규정,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