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산업은행의 STX 대출시 분식회계 관련 모니터링 내역’을 보면, 산업은행이 자체운영하고 분식회계 적발 모니터링 시스템 ‘재무이상치 분석 전산시스템’에서 STX조선해양의 2009년 회계연도와 (주)STX의 2008년 회계연도 재무제표의 재무이상치가 높게 추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이상치가 높다는 것은 분식회계 혐의가 짙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에 신규대출 및 대환대출 등의 방식으로 여신액을 2700억 원으로 늘렸다.
이에 대해 이상직 의원은 “STX의 분식회계 혐의가 산업은행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에 추출됐음에도 대출한 것은 시스템의 문제이거나 ‘묻지마’식 특혜대출 중 하나”라며 “STX 부실대출이 13년 만의 산업은행 적자로 이어진 큰 이유인 만큼, 국회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해 실상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 역시 “STX의 주채권은행으로서 이처럼 규모가 큰 여신을 취급할 시에는 더 신중하고 엄격한 운용이 필요하다”며 “산업은행이 STX건에 대해서는 국책은행으로서의 신중한 판단을 내렸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업은행은 STX에 대출 이후 대출금 사용처에 대해선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 사후관리도 부실을 키웠다는 비판을 샀다. STX조선해양이 산업은행 계좌를 이용해 선수금 464억 원을 유용한 것으로 나타난 것.
한편 2800억 원대 배임과 500억 원대 횡령, 2조 5000억 원대 분식회계 등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8부(부장판사 김종호)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64)은 지난 14일 검찰에 징역 10년을 구형받고 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