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교제 물뽕…없는 게 없다
▲ 신천의 나이트클럽에선 성인 남성과 10대 소녀들의 일회용 만남이 손쉽게 이루어진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10년 청소년들이 늘어난 이곳은 10대들끼리의 패싸움이 자주 벌어지는가 하면 각종 사건 사고도 끊이질 않고 있다. 10대 청소년들의 불량 아지트, 신천 지역을 집중 취재했다.
신천은 이른바 ‘10대들의 해방구’라고 할 만하다. 물론 20대와 30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주도권’은 10대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낙 그 숫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또한 거친 불량 학생들이 많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어른들도 어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곳에는 10대들이 출입할 수 있는 유흥업소들이 많다. 어떤 의미에서든 그들이 이곳 상권의 상당 부분을 뒷받침해준다는 이야기다.
최근 이곳에서는 한 10대 청소년이 또 다른 10대 소녀의 목을 흉기로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그만큼 ‘무법의 거리’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물론 10대들은 경제력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이들은 반드시 성인들을 ‘끼고 논다’. 늦은 밤 신천에 가면 어렵지 않게 원조 교제 대상자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노는 아이들 사이에선 ‘상식’이다. 신천 인근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직장인 최 아무개 씨(34)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상인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주민들은 죽을 지경이다. 신천이 타락해도 너무 심하게 타락했기 때문이다. 11시 정도가 넘어가면 성인 남성과 10대 소녀가 함께 취해서 걸어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대부분 DVD방이다. 그곳에서 뭘 하는 지는 뻔하지 않는가.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도 신천의 경찰력이 그들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순찰도 돌고 곳곳에 경찰도 배치되어 있지만 청소년들의 유흥업소 출입을 단속하지도 못하고 원조교제도 걸러내지 못한다. 자녀를 둔 학부모의 경우 걱정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원조교제의 ‘접선’이 이뤄지는 곳은 대부분 나이트클럽인 경우가 많다. 일단 이곳에서 서로에 대한 탐색과 흥정의 절차를 마친 뒤 청소년들의 출입이 가능한 인근의 유흥업소에 들러 술을 한잔 한 후 DVD방에 간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10대 청소년들과 원조교제를 하는 것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처럼 ‘빠르고 신속’하다. 나이트클럽 내부에서는 물론이거니와 길거리에서 남자들을 쳐다보고 있는 10대들에게 다가가 몇 마디만 나누면 신속한 일회용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곳에서 생수와 마약류의 일종을 섞은 일명 ‘물뽕’이라고 불리는 것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뽕은 성관계 전에 먹는 마약류다. 특히 이는 휴대용 생수통에 섞어서 다니기 때문에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특별히 불심검문 등을 받지 않은 한 들키지 않고 휴대할 수 있다고 한다. 물뽕은 수년 전부터 여성이 남성들에게 팔아온 마약 성분이다. 마치 피로회복제처럼 속여 상대 남성에게 팔아서 먹인 후 성관계를 맺고, 심지어는 남성들의 지갑을 훔쳐서 달아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이곳의 상인들은 ‘청소년들의 유흥업소 출입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7년째 소주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 아무개 씨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빚어지는 청소년들의 탈선이 심각하다고 말하지만 유흥업소의 출입은 소문처럼 쉽지 않다. 일단 유흥업소에 미성년자를 출입시킨 사실이 발각되면 영업정지를 비롯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런 위험스러운 일을 할 업주가 얼마나 있겠는가.”
하지만 김 씨의 이야기는 ‘대외용 멘트’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신천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 ‘어디 어디에 가면 된다’고 할 정도로 유흥업소의 출입이 쉽다고 한다.
그들의 탈선 행각은 성인들하고만 이뤄지지는 않는다. 10대들끼리 모여 밤에 허름한 화장실이나 공사장 인근에서 불을 피우고 노는가 하면 심지어 그런 것들이 화재로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신천의 한 장애인 화장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는 경비원이 있기는 하지만 청소년들을 제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돈이 있는 10대들은 또래의 여자 아이들을 데리고 DVD방을 자주 이용한다. 이런 곳들은 대부분 밀실 형태를 하고 있어 외부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이지 않을 뿐더러 침대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 안락의자까지 설치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단골의 경우 포르노까지 틀어준다고 하니 청소년들에게는 이 정도로 편한 ‘해방구’가 없다고 하겠다.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 heymantoday@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