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식 유학보냈더니 현지 아빠 떡하니… ‘난 호구다ㅠㅠ’
영화 <날아라 펭귄> 속 장면들.
자녀를 해외로 보낸 연예인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아이들의 일탈이다. 덜컥 아이를 낳아서 황당했던 중견 연예인, 술과 신종 마약류에 중독된 아이로 힘겨워한 아이들의 사연을 앞선 호(1170호)에서 소개한 바 있다.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비슷한 고민을 가진 연예인들이 여럿 더 있다고 얘기한다. 한 유흥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방학 때마다 해외 유학생들과 교포 자녀들이 클럽가에 대거 나타난다. 그들이 해외에서 몰래 가져온 신종 마약류를 비롯한 새로운 문화가 국내 클럽가에 그대로 도입되곤 한다. 그 과정에서 온갖 소문이 떠도는데, 유명 연예인의 아들들의 클럽가 ‘활약상’도 자주 들린다.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신종 마약류를 가져오는가 하면 우월한 외모를 바탕으로 여성 킬러 행각을 벌이기도 있다. 그들의 부모인 연예인들의 이미지와는 매우 딴판인 행보를 보이는 이들도 많다. 다들 하나같이 외모는 부모의 훌륭한 유전자를 이어받아 인기가 좋다.”
물론 연예계엔 해외 유학을 보낸 아이들이 잘 성장해준 이야기가 훨씬 많다. 부모의 바람대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외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대학에 진학해서 동료 연예인의 부러움을 사곤 한다. 이런 사연이 매스컴을 통해 소개돼 대중의 부러움까지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들의 속내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의 말이다.
“한동안 우리 회사에서 중견 배우 A 씨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했었다. 인기 스타는 아니지만 꾸준히 활동하며 꽤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하는 분이었다. 그 분 집에 한 번 초대받아서 간 적이 있었다. 참 검소하게 사시더라. 그런데 알고 보니 검소한 게 아니라 생활이 매우 쪼들려 있는 상태였다. 배우로 활동하며 번 돈의 대부분을 외국으로 송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은 과외나 학원 같은 사교육이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 분 얘기 들어보니 그렇지가 않더라.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계 학생들은 외국에서도 치열한 입시 경쟁을 치르기 위해 각종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마침내 큰애를 명문대에 진학시키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A 씨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요즘 들리는 얘기로는 둘째한테 더 공을 들이고 있지만 성적이 별로인 데다 공부에 관심이 없어서 고민이 많다더라. 아예 국내 대학에 진학시키는 방법도 생각 중인데 한국에 와서 잘 적응할지 한걱정이라고 들었다.”
또 다른 중견 연예인 B의 상황을 듣고 나면 A의 사례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A의 경우 자녀 유학비용으로 많은 돈이 들어가서 고민이지만 이는 국내에서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는 학부모들도 공통적으로 겪는 일이다. 반면 B의 사례는 매우 심각하다. B와 평소 가깝게 지내는 한 방송국 PD의 이야기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호전됐지만 몇 년 전에는 B 씨가 자살이라도 할까봐 주위 사람들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 그 분 역시 아이들을 해외로 유학 보내고 와이프 역시 함께 보냈다. 그런데 점점 더 많은 금액을 보내 달라고 하던 와이프가 돌연 이혼을 요구했다. 알고 보니 해외에서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이다. 아이들 학비로 송금한 돈의 상당액을 그 남자와 연애하는 데 썼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 그 남자는 연하의 이혼남이었고 B의 부인이 사실상 생활비까지 대줬다고 한다. 더욱 B를 힘들게 한 것은 아이들이었다. 아이들도 엄마의 애인과 가깝게 지내는 편이었고 급기야 아빠 대신 엄마 편을 들고 나선 것이다. 부인은 물론 아이들까지 빼앗길 위기에 몰린 셈이다. 게다가 거액의 재산을 분할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연하남은 사기꾼이었고 B 씨 부인에게 거액을 사기치고 도망갔다. 그제서야 부인은 B 씨한테 울고불고 잘못했다고 매달렸고 결국 B 씨가 부인을 다시 받아줬다. 사실 그땐 주위에서 그냥 이혼하라고 얘기했지만 그런 일을 겪고도 B 씨는 부인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다. 지금은 부인은 귀국해 B 씨와 살고 있고 아이들만 해외에 있는데 여전히 B 씨와 아이들의 관계는 서먹하다. 옆에서 보면 정말 딱하고 불쌍하다.”
연예관계자들은 B 씨의 사례처럼 실제로 부인이 외국에서 바람이 나서 골머리를 썩는 기러기 아빠 연예인이 여럿 된다고 얘기한다. 이로 인해 이혼에 이른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기러기 아빠 연예인들이 매니저나 PD 등 주위의 연예관계자들에게 아이들 해외 유학은 절대 안 된다고 조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가능하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라는, 쓰라린 경험에서 체득한 눈물 어린 충고인 셈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