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환자라면 더욱 그렇다. 날씨가 추워지면 관절의 유연성이 저하되고 혈액 순환이 악화돼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관절염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뜨거운 것만 찾다간 증상이 심해질 수 있는 관절염 환자들도 있다. 바로 류마티스와 통풍성 관절염 환자들로 직접적인 온열자극은 염증반응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절대 금물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오히려 자신의 관절을 공격해 파괴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을 말하는데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늘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손가락이나 손목 등 신체 관절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고 염증이 악화될수록 넓은 부위의 관절로 증상이 확대된다. 아침에 기상 후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조조강직, 관절에 염증이 침투하면서 관절변형 등의 증상들이 점차적으로 나타난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관절주변은 항상 부어있고 열감(熱感)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온찜질을 하면 관절이 화끈거리면서 빨갛게 붓는 증상이 심해진다.
또한 요산대사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발병하는 ‘통풍성관절염’ 환자들이 온열찜질을 하면 혈류흐름이 촉진되는 과정에서 조직 내 림프액과 삼출액이 역으로 과잉증가하면서 부종과 염증물질도 함께 증가한다. 이때 관절부위에 열이 나고 붓는 것은 물론 강직과 함께 통증도 커질 수 있다.
권용진 일산하이병원 관절센터 소장은 “실제 관절염 환자들의 경우 냉온찜질에 대한 잘못된 상식으로 처신했다가 병을 키운 사례들이 많다. 또 급성 발목 염좌 상태에서 온찜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일단 발목이 삐면 붓기 시작하기 때문에 처음 3~4일간은 아이스팩을 대 붓기를 가라앉히고 난후 온찜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퇴행성 및 만성외상성 관절염 환자들은 온찜질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병원치료는 등한시 한 채 찜질에만 매진하거나 찜질을 통해 치료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다.
전문의들은 온열효과는 관절통을 경감시키는 효과만 있을 뿐 실질적인 발병원인을 제거하고 상태를 개선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체감효과 또한 일시적이고 오히려 방치기간만 늘려 증상이 더욱 악화되고 급기야 관절의 변형까지 야기할 수 있다.
권용진 관절센터 소장은 “어떤 관절염이든 장기간 방치할 경우 정상적인 관절기능을 아예 상실해 인공관절로 교체해야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고 활동제약으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까지 동반될 수 있다”며 “단순히 통증을 줄이기 위한 임시방편에만 의지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급선무이며 운동과 체중조절을 통해 통증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퇴행성 및 만성외상성 관절염 환자라도 심혈관질환, 수축기혈압이 180이상인 고혈압환자나 하지정맥류와 안면홍조 등을 앓고 있거나 소인을 갖고 있는 환자라면 고온의 찜질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인들도 고운의 찜질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고온에서 장시간 찜질을 할 경우 척추 기립근이 지나치게 이완될 수 있다. 이때 스트레칭 등 과도하게 몸을 움직이게 되면 허리나 목을 삐게 될 수 있다. 또한 장시간 땀을 빼게 되면 칼슘, 인, 마그네슘 등 신체에 필요한 필수 미네랄이 체외배출이 많아져 골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