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전국 유명산에는 단풍을 즐기려는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다. 등산은 뼈에 자극을 줘 고밀도를 향상시키고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길은 근육을 튼튼하게 해준다. 하지만 단풍 구경을 위해 무턱대고 산에 올랐다가 자칫 사고를 당하기 쉽다. 발목을 삐끗하거나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 현대유비스병원 이성호 원장을 통해 등산에 앞서 조심해야할 건강상식을 알아봤다.
◇단풍 구경에 한눈팔면 부상 위험 높아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 충분한 준비 없이 산행을 하게 되면 몸의 근육이 평소보다 긴장하게 돼 발목이나 무릎 관절이 손상되기 쉽다.
산행 중에 발을 헛딛거나 잘못해서 발목이 심하게 꺽이는 경우 발목 염좌에 걸릴 수 있다. 염좌는 초기에 치료를 적절히 받지 못하면 재발하는 가능성이 높아 초기에 적극 치료해야 한다.
발목 염좌가 생기면 우선 얼음으로 환부를 찜질하고 붕대로 압박해 부종과 염증을 억제해야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사선 검사를 통해 골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거나 골절상을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장년층은 경미한 충격에도 쉽게 골절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칼슘이 체내에서 빠져나가 골밀도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연부조직의 파열이나 연골손상을 입을 수 있다.
염좌와 골절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아래를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보폭을 너무 넓게 하거나 빠르게 걷지 말고 발 디딜 곳을 잘 살펴 천천히 걸어야 한다. 손에는 가급적 물건을 들지 말고, 썩은 나뭇가지나 불안정한 바위를 손잡이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주변 경관을 감상할 때에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평평한 곳에 서서 감상하도록 한다. 특히 돌산인 경우 한눈을 팔지 않도록 주의한다.
◇관절염 환자라면 하산 시 뛰지 말고 배낭은 가볍게
관절염 환자는 산에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 등산으로 인한 관절 손상은 대부분 내려올 때 발생한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신체의 무게 중심이 높고 허공에 떠있는 시간이 많아 신체가 불균형 상태가 된다. 이때 발목, 무릎 등 하체관절에 무리한 하중이 주어지게 된다. 하산 시에는 무릎이 더 심하게 구부러지고 보폭도 빨라지기 때문에 체중의 평균 4.9배 무게를 무릎이 감당해야 한다. 여기에 배낭 무게까지 합치면 그 이상이 되기 때문이다.
하산 시 무릎 보호를 위해서는 절대 뛰어 내려오지 말아야 한다. 배낭의 무게가 자신의 체중의 3분의 1 이상이 되지 않도록 한다. 무릎이 아프지 않더라도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등산 스틱을 이용하는 것이 관절 부담을 분산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관절염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울퉁불퉁하지 않고 계단과 돌길이 없는 완만한 경사의 산길이 좋다. 거리는 3㎞ 정도가 알맞다. 그러나 1시간 이상 등반하거나 자갈길, 계곡, 계단이 많은 등산로는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한다. 관절염이 심한 경우라면 산 보다는 공원 등지에서 단풍 구경을 하는 것이 좋다.
현대유비스병원 이성호 원장은 “운동 전후 준비 운동으로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체조를 해야 몸에 무리가 없듯 등산 시에도 시작 전 준비 운동을 해야 한다”며 “산행 전후에 15분 이상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풀어주고 인대의 유연성을 높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산길을 내려가는 경우 올라가는 경우보다 더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몸의 중심을 낮게 하고 천천히 걸어 내려와야만 무릎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권고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