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딸에서 첫 여성 대통령, 그리고 파면 1호 “막 내린 박근혜 신화”
박근혜-최순실 ‘40년 지기’ 구속 이어 한 재판부 배당···이르면 5월 재판 시작 연내 선고 전망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기소로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사실상 마무리. 사진은 구치소로 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
[일요신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사상 세번째 부패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이 됐다. 헌재의 탄핵으로 인한 대통령직 파면에 의한 구속기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따르면, 박근혜(65) 전 대통령은 17일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공모해 삼성 등 대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을 내게 강요한 혐의로 구속기소되고 재판에 넘겼다.
박 전 대통령은 강요·직권남용 등 혐의가 적용된 강제모금과 별개로 기업의 돈을 직접 또는 제3자가 받은 혐의로 총 592억 원의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됐다. 특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제3자뇌물수수·제3자뇌물요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공무상 비밀누설 등 총 18개 범죄 혐의를 받게 되었다.
이번 기소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으로부터 잠실 월드타워점 면세점 사업권 재허가 등 부정한 청탁을 받고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내게 한 혐의와 SK그룹에도 89억 원의 뇌물을 요구한 혐의도 포함되었다.
검찰은 이같은 행위가 뇌물죄와는 별도로 직권남용과 강요죄에도 저촉된다고도 판단하고, 신동빈 롯데 회장을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반면, SK 최태원 회장은 공여단계에 이르지 않아 무혐의 처분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으로부터 불법적인 자금을 조성했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부패혐의로 기소된 세번째 대통령으로 헌정사에 남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40년 지기로 알려진 최순실(최서원)씨와 같은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가 맡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르면 5월 이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처음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 검찰 기소 후부터 첫 공판준비기일까지 재판 준비를 위해 약 2주간의 시간이 걸리는데다 대통령 선거 일정인 5월 9일 투표일 이후에나 첫 재판 출석일이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의 선고는 올해 말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재판부가 구속 기간인 6개월 이내에 1심 심리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구속 후 구치소에서 다섯 차례 검찰의 방문조사를 받으면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향후 법정에서 검찰과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 과정에서 최 씨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도 모두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던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재판에 온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