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찬 전 완주군의원 안호영 국회의원 비리의혹 고발 지역정가 파문
지난 11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호영 국회의원을 ‘수뢰 및 정치자금부정 수수죄와 범인도피교사죄’로 검찰에 고발한 사실을 밝히고 각종 비리 의혹을 제기해 화제의 인물로 급부상한 김용찬 전 완주군의원을 만나 안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배경과 구체적인 비리 의혹을 확인했다.
김 전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안호영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위원회 사무국장과 완주군연락소장을 맡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안 의원에 대한 고발과 기자회견의 파장이 적지 않다.
또 김용찬 전 완주군의원은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완주군의회 의원으로 당선돼 완주군의원으로 활동했으나 안 의원 선거를 도우면서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2016년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제가 기자회견에 나썼던 것은 20대에 이어 이번 21대 총선에 당선된 안호영 의원의 부패하고 비양심적인 법꾸라지 행태를 밝히고 완진무장 주민들은 물론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 안호영 같은 국회의원이 더 이상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김 전 완주군의원은 회한이 서린 목소리였지만 “자신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에 의해 더 이상 농락을 당해서는 안된다”며 지역 국회의원의 비리 척결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전 군의원은 ‘수뢰 및 정치자금부정수수죄’와 ‘법인도피교사죄’ 혐의로 지난 7일 안호영 의원을 고발했다고 밝히며 비리에 이용을 당한 자신의 처지를 억울해하기도 했지만 “변호사 출신의 정치인으로서 더 이상 법꾸라지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김 전 군의원이 지목한 안 의원의 비리 혐의는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국회 소속 상임위원회 피감기관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과 채용비리, 선거법 위반죄를 자신에 뒤집어 씌운 범죄도피교사혐의 등이다.
먼저 김 전 군의원은 안 의원이 피감기관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군의원은 2016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민주당 완주군지역위원회 사무국장과 연락소장으로 일하면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피감기관인 한국감정원 전주지사 직원으로부터 떡값을 받아 안 의원의 지시를 받아 사용했다는 것이다.
김 전 군의원은 2017년 1월 말과 2018년 2월 초 한국감정원 전북지사 직원 2명이 설명절을 앞두고 지역상품권 1만원권 400장씩 총 800장(800만원 상당)을 완주군지역위원회 사무실로 가지고 왔으며 김 전 군의원이 직접 받아 안호영 의원에게 보고한 후 지시한 데로 사용을 했다고 한다.
2017년의 경우 안 의원의 지시로 완주군지역위원회에 200장, 진안군지역위원회 70장, 장수군지역위원회 70장, 무주군지역위원 60장 등씩 배분했으며 완주군지역위원회는 지역상품권으로 지역위원회 사무용품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다음 해인 2018년 설명절에도 지역상품권을 받아 비슷한 방법으로 각 지역위원회에 배분했으며 완주군지역위원회에서는 13개 지역위원회 읍·면협의회장과 완주군의원들에게 명절 선물로 사과를 돌렸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안 의원에게서 “명절 선물을 전달할 때 조심해서 전달하고 사무국장 김용찬 개인이 전달하는 것으로 하라”는 지시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김 전 군의원 자신이 2016년 유사선거사무실 운영으로 군의원직을 상실한 사건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안 의원 측근들이 안 의원과 공모해 자신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워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아 군의원직을 상실했다는 주장이다.
2016년 4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2월 첫 번째 유사선거사무소에서 당시 안호영 의원의 측근인 K씨로부터 선거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00만원을 받았으며 K씨가 “안호영으로부터 활동비를 받아 뜻을 같이하는 사람에게 나눠주려 한다”는 말을 했고 현장에서 15개 정도의 돈봉투를 목격했다고 한다.
이후 같은 해 3월 안호영 캠프의 총괄본부장 R씨가 장애인을 대상으로 전화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두 번째 유사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완주군에서 작성한 완주군 장애인 전체 명단을 전달, 전화 선거운동을 하도록 했으나 하루 만에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R씨는 사무실 책상과 집기 등을 옮겨 설치했으며 운동원 실비와 점심값 지급을 약속하는 등 사실상 사무실 운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는 것이다.
김 전 군의원은 사무실 운영 첫날 10분 정도 체류한 사실밖에 없는데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들 안호영 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밝힌 1차 진술을 번복했고 2차 진술에서 자신에게 선거사무소 설치와 운영을 주도한 것처럼 엮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군의원은 “당시 최소 군의원 정도가 주범으로 기소가 되어야 꼬리 자르기를 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안 의원과 공모해 군의원이었던 자신을 주범으로 몰기로 합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 전 군의원은 안 의원의 채용비리 의혹도 제기했다. 안 의원이 2018년 8월 사무국장을 그만두게 하면서 “L회장에게 가서 일을 해라. 말을 잘 해놨으니 가면 된다”며 장애인단체가 운영하는 작업장에 취업을 주선했으며 그해 10월부터 출근해 영업부에서 3개월 동안 근무를 했다.
당시 김 전 군의원은 사무실 책상에 안 의원의 6촌 동생의 명패를 발견했으며 직원들로부터 1~2번밖에 본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고 L회장이 “안호영 부탁으로 안호근을 근무하지 않는데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자랑해 한 의원의 6촌 동생이 근무하지 않는데 급여만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안 의원이 2016년 총선에서 자신을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된 6촌 동생을 비서관으로 채용했으나 친인척 채용문제로 면직시킨 후 다시 불법선거운동으로 구속돼 징역 10개월을 복역하고 출감하자 장애인협회 작업장에 취업시켜 근무도 하지 않고 급여를 받게 했다는 것이다. 김 전 군의원 자신도 회장이 바뀌면서 그만두기 한 달 전에는 출근하지 않고 급여만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군의원은 “완주군의원인 제가 주범이 돼 국회의원에 당선된 안호영을 지켜주는 것이 옳은 것으로 판단하고 모든 것을 감내해 왔다”며 “그러나 후보 매수 등 측근들의 비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의리도 양심도 없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안호영 의원을 보면서 더 이상 이런 정치인은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또 김 전 군의원은 “인간적인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안호영 국회의원의 부패하고 비양심적인 법꾸라지 행태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며 “비록 늦었지만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수 없도록 사법기관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법질서와 정의를 바로 세워주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안호영 의원 측은 11일 언론사를 대상으로 보낸 입장문에서 “김용찬 전 완주군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개인적 주장일 뿐”이라며 “피감기관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고 명절 때 선물을 돌렸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 반박했다.
또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유사 선거사무소 운영과 관련해서는 지난 2017년 초 대법원의 판결로 종결된 바 있다”며 “악의적 허위사실과 이에 따른 명예훼손에 엄중히 대응할 것을 천명하며 향후 이와 관련한 수사에 대해서도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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