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동의받고 촬영’ 주장에 피해자 “계속 삭제 요구했다”

황의조 측, 피해자에 영상 유포자 고소 요청하기도

[일요신문]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 선수의 불법 촬영 혐의 피해자가 합의된 영상이라는 황 씨 측 주장에 대해 “촬영에 동의한 적 없다”며 반박했다.

황의조 축구 국가대표 선수. 사진=연합뉴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21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피해자가 과거 황 씨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바가 없었고 계속해서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 씨는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대신 언론을 통해 ‘전 연인과 합의 하에 촬영한 영상’이라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며 “해당 영상물이 불법 유포된 직후 황의조 선수에게 앙심을 품은 유포자가 추가로 영상을 유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제대로 잠든 날이 없을 정도로 불안해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는 이런 일들을 아는 경우 싫다는 의사를 밝히고 촬영 직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며 “황 씨가 이를 동의 받은 것으로 임의로 생각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촬영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황 씨가 피해자에게 유포자를 고소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고심 끝에 유포자의 불법 유포에 대해서도, 황 선수의 불법 촬영에 대해서도 경찰에 정식으로 고소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한 여성이 스스로를 황 씨의 전 연인이라 주장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의조 사생활 폭로글과 영상을 올린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황 씨 측은 휴대전화를 도난당하고 서진 유포 협박을 받아왔다며 지난 11월 경찰에 A 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중 황 선수의 불법촬영 정황을 포착하고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황 씨는 성관계하는 상대방을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황 씨의 사생활 폭로 게시물을 올리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A 씨는 지난 16일 구속됐다.

김정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