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믿어야 상처도 극복
▲ 이웅진 좋은만남 선우 대표 | ||
40대 초반의 L 씨. 그리 많은 나이도 아닌 그는 벌써 이혼을 두 번이나 했다. 첫 번째 결혼은 친구의 빚보증을 섰다가 일이 잘못되면서 가진 것 모두를 잃고 5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후 L 씨가 이 악물고 노력해서 빚도 다 갚고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되자 주변에선 재혼을 권했다. 첫 결혼의 실패가 자신 때문이라 믿었던 그는 재혼을 한다면 백번 양보해서라도 가정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중매로 한 여자를 만났다. 센스 있고 활달한 여자였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딸에게 잘해준다는 점이 L 씨 마음에 들었다. 신부 집안이 어렵고 그녀의 동생들이 무능력하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다 갖춘 사람을 바라는 건 욕심이라는 생각에 그녀와 재혼했다. L 씨는 초혼인 그녀를 배려해서 수천만 원을 들여 연예인 못지않은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다.
♥ 두 번째 아내, 돈 때문에 그와 결혼하다
그녀는 한 달에 생활비 500만 원을 요구했다. 모자란다고 더 달라고 한 적도 많았다. 돈이 없다면 모를까 부부 사이가 나빠지면서까지 돈을 아끼지는 말자고 생각해서 얼마 동안은 참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녀의 거짓말이 L 씨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딸아이의 영어학원비라며 매달 수십만 원씩 달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아이는 학원은커녕 한 달에 5만 원 정도 하는 영어학습지만 보고 있었다. 친정 엄마가 수술한다고 해서 수백만 원을 줬는데 L 씨의 안부 전화를 받은 장모는 멀쩡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사사건건 의심의 눈초리로 보다보니 모든 것이 다 거짓 같았다. 급기야 아내가 돈을 보고 자신과 결혼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결국 아내를 추궁했다. 그녀는 남편에게서 빼돌린 돈을 친정 동생들 학비와 생활비로 주고 있었다.
♥ 세 번째 아내를 찾는 그에게…
그 뒤로는 여자 만나는 게 두려웠다. 한두 명 만났지만 자신의 돈을 보고 접근한 것 같아 이내 헤어졌다. 딸아이랑 단둘이 살겠다고 결심했지만 한두 해 지나면서 혼자 딸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외로움도 떨쳐내기 어려웠다.
첫 아내는 자신이 무일푼이 되자 떠나갔고 두 번째 아내는 돈만 밝혔다. 돈에 울고 웃는 부부관계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후에는 여자를 소개받을 때 자신의 경제력을 숨겼다. 돈이 없어도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의 L 씨가 앞으로 상처 없는 사랑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왕자님이 거지로 변장해서 진실한 사랑을 찾는 건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L 씨는 여자의 진심을 알아보겠다는 핑계로 자신의 진심을 속이고 있다. 이전의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아버린 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 L 씨도 결국 다른 여자에게 상처를 주는 남자가 될 것이다. L 씨는 또 다시 재혼을 결심했지만 그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세 번째 결혼’에 앞서 여자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