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상장 대박…두 자매 웃음꽃

분가 대비 총알 ‘두둑’

[일요신문] 삼성SDS가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4위에 오르며 삼성가 세 남매의 주식가치도 천정부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삼성SDS 지분을 지렛대 삼아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데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필요가 없는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경우 삼성SDS 지분가치가 높아지면서 더욱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SDS 상장 대박으로 이부진(오른쪽)-서현 자매의 그룹 내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임준선 기자 [e-mail]

두 자매가 가진 삼성SDS 지분은 각각 302만여 주로 시가로 따지면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 곧 상장할 제일모직 지분가치(공모가 상단 기준 각각 5541억 원)까지 따지면 국내 여성부호 1위인 두 자매의 고모 이명희 신세계 회장(20일 종가기준 1조 3502억 원), 2위인 모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1조 3105억 원)을 모두 앞지를 수 있다. 두 자매의 주식자산가치가 나란히 1조 8000억 원을 넘으며 대한민국 여성 주식부호 공동 1위에 오르는 셈이다.

그럼에도 현재 이들 자매 사장은 삼성SDS와 제일모직 외에 지분을 가진 곳이 없고, 1대주주이거나 지배주주인 곳도 역시 없다. 제일모직 지분의 경우 그룹 경영권과 직결되는 만큼 상당기간 지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삼성SDS는 그룹 경영권과 관계가 없어 필요한 시기에 현금화시켜도 큰 부담이 없다.

현재 호텔신라 시가총액은 4조 원 미만. 이부진 사장에게 삼성SDS 주식은 호텔신라 지분 30%가량을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이다. 이서현 사장의 경우 제일기획(시총 약 2조 원) 지분 30%를 확보하고도 6000억 원가량의 여유가 있다. 시가총액 2조 원대 계열사의 경영권을 하나 더 가져올 수 있는 돈이다. 더불어 남편 김재열 사장의 몫도 생각할 만한 상황이다. 현재 시총 2조 원대 삼성 계열사는 에스원, 삼성엔지니어링, 삼성테크윈 등이다. 모두 비전자 핵심 계열사들이다.

물론 두 자매 사장이 그룹 지주사 격인 제일모직의 주요주주인 이상 굳이 무리해서까지 꼭 계열사 지분을 직접 확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전자와 금융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보조하면서 어느 정도 고유의 영역을 인정받는 방법도 있다. 삼성SDS의 기업가치가 빠르게 성장하는 데 따르는 자산증식 효과도 느긋하게 누릴 만하다. 삼성SDS의 지분을 유지한 채 일정 시점에서 계열분리를 할 때 제일모직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넘기면서 그 대가로 계열사 지분을 챙기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실제 CJ, 신세계 등 범 삼성가는 계열분리 후에도 상당기간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했다. 대신 경영권에는 일체 간섭하지 않았다.

한편 이건희 회장 재산의 상속 증여 과정도 변수다.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같은 그룹 지배력과 직결되는 지분은 이 부회장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회장이 적절한 영역배분을 통해 이들 자매들에게 몇몇 계열사를 떼어줄 수도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