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채권자협의회는 동양사태 피해자 415명이 25일 서울중앙지법을 찾아 “원고 1인당 1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동양채권자협의회는 “금융위와 금감원은 동양사태 발생 전인 2008년부터 동양증권이 판매하는 투기등급인 동양그룹 관련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불완전판매 정황을 확인하는 등 개인고객을 상대로 한 그룹 차원의 거대한 사기행위를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수차례 있었음에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이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조해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의회는 “이 소송은 법에서 정한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 하여 동양사태에 대한 중대한 책임이 있음에도 그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금융당국에 대해 그 책임을 묻고, 사회정의에 대한 국가의 직접적 책임을 환기시키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소송”이라며 “반드시 동양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을 법률적으로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정률의 김학성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피해자들이 입은 실질적 피해금액 전부를 청구할 수 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증권 관련 집단소송 등을 감안해 금액을 정했다”며 “우선 청구금액의 일부인 원고 1인당 100만원을 청구하고, 향후 재판의 진행상황에 따라 청구금액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감사원이 지난 7월 14일 공개한 ‘기업어음·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금 관리감독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에 의하면 금융감독원이 회사채 불완전판매 행위에 대한 지도와 검사업무를 소홀히 해 동양사태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동양채권자협의회의 금융위와 금감원에 대한 이번 소송은 지난해 9월 30일 동양사태가 벌어진 후 피해자단체가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첫 번째 손배소다.
동양채권자회의회는 앞서 동양회사채 피해자들을 총원으로 하여 동양증권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