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44% 지분 재산분할 따라 변동 가능성…아내·아들 측과 대립각 세우며 임시주총 소송전도
#압도적인 지분율, 이혼소송으로 바뀔까?
김용만 회장과 박은희 씨의 이혼 소송이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것은 올해 2월이다. 원고는 박 씨, 피고는 김 회장이다. 지난 10월 31일 첫 조정사무수행일이 열렸다. 오는 12월 12일이 두 번째 조정사무수행일이다. 조정사무수행은 정식 재판 전에 조정관과 원고·피고가 만나 조정안을 논의하는 절차다. 양측이 조정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정식 재판이 진행된다.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이미 가시화됐다. 김용만 회장은 올해 5월 회사를 상대로 ‘임시총회소집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3월 23일 김 회장이 대표직에서 퇴임한 이후다. 당초 김가네는 김 회장, 박 씨, 아들 김정현 씨가 사내이사를 맡아왔다. 김 회장과 박 씨의 임기 만료일은 올해 3월 23일이었다. 김 회장은 자신을 사내이사에 중임하는 안건과 회사에서 감사 업무를 맡아왔던 김원규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으로 임시주총을 소집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사회 멤버 충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월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하지만 김원규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두고는 갈등이 이어졌다. 김 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했다고 해서 임시주총을 소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아내와 아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 김정현 대표는 4월 24일 김가네 대표로 취임했다. 아내 박 씨도 임기는 만료됐지만 사내이사 직무를 계속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상법 제386조 1항에 따르면 정관 등으로 정한 이사의 원수(의결 정족수)가 부족할 경우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임기만료 또는 사임한 이사가 이사의 권리와 의무를 가질 수 있다.
김가네 측은 김용만 회장이 이 안건으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건 최대주주의 권리 남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 회장이 박 씨와 김정현 대표에 맞서 경영권을 탈취할 목적으로 김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려고 한다는 것이 김가네 입장이었다. 또 김가네 측은 김 회장과 박 씨가 이혼 소송으로 재산을 분할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이 친분이 두터운 사람을 이사회에 앉혀 회사 자금을 유용할 목적이 있다고 봤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지난 7월 김가네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김용만 회장이 낸 임시총회소집허가 소송을 기각했다. 하지만 10월 서울고등법원은 김원규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으로 임시주총을 소집해달라는 김용만 회장의 주장을 인용했다. 친분이 두텁다고 해서 자금 유용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창업주로서 회사의 성장에 기여해온 것을 토대로 볼 때 김 회장이 본인만을 위해 김 씨를 사내이사로 앉히려는 것은 아니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김가네 측은 11월 15일까지 임시주총을 열어야 한다.
김정현 김가네 대표는 지난 11월 14일 저녁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은 김 전 대표 개인의 부정행위이며, 당사 경영진은 김 전 대표가 더 이상 당사와 함께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해임 조치했다”며 “피해 직원분의 2차 피해를 방지하고 가맹점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김가네에 김용만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 여부 등에 대해 문의했으나 김가네 측은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만 회장은 술에 취한 여직원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지난 7월 김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준강간치상·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준강간죄는 피해자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서 이뤄진 성적 행위에 적용되는 죄목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회식 자리에서 피해자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자 인근 모텔로 옮겨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저항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상대로 유사강간·추행을 한 혐의도 있다. 김 회장은 사건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제시하며 회유했다. 이 직원은 실직을 우려해 합의에 응했지만 이후 약 1년간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안팎으로 김가네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김가네 경영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김가네는 매출 약 393억 4826만 원, 영업이익 2억 7929만 원을 기록했다. 2022년(매출 394억 5126만 원, 영업이익 6억 9051만 원)보다 매출은 0.26%, 영업이익은 59.6% 줄었다. 가맹점 수는 2021년 459개, 2022년 448개, 2023년 424개로 감소 추세다.
김가네는 1992년 대학로에 ‘김가네 김밥’이라는 연 것이 시작이다. 가맹사업은 1996년에 시작했다. 김가네 법인은 2006년에 설립됐다. 김용만 회장은 2008년 3월 김가네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당시 취임사를 통해 “김가네 가족 모두가 항상 화합함으로써 매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진취성을 갖자”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