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김문희 이사장은 딸이 용문학원 소유 건물의 관리인으로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임금을 지급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며 “횡령 기간이 8년으로 길고, 금액도 3억 7000만 원에 이르며, 사건 발생 후 직원에게 책임을 미루기까지 한 만큼 원심의 형이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횡령 금원이 교비 회계가 아닌 법인 수익자금에서 나왔고, 피고인이 지속적으로 사재를 출연해 장학사업을 해 왔으며 고령인 현재까지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신의 딸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용문학원 소유 건물의 관리인으로 임명, 급여 명목으로 3억 7000만 원을 지급한 혐의로 지난 3월 벌금 2000만 원에 약식기소됐다. 그러나 법원이 사건을 직접 심리할 필요가 판단해 정식재판으로 넘어갔고, 지난 5월 1심에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한편 서울 성북구 용문중·고교를 운영하는 용문학원 설립자인 김 이사장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누나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