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인 지난 4일 오전 9시 20분께 서초동 검찰 청사에 출두한 박 경정은 19시간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오전 4시 40분께 조사실을 나왔다.
정윤회씨의 국정개입에 관한 문건 유출혐의를 받고 있는 박관천 경정이 4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구윤성 기자 (kysplanet@ilyo.co.kr)
대기하던 취재진으로부터 상부에서 문건 작성을 지시받았는지, 문건 내용의 신빙성이 있는지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박 경정은 “성실히 조사받았다.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남기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박 경정은 지난달 28일 세계일보가 보도한 ‘靑(청)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문건을 작성, 이를 외부로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건은 비선실세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가 청와대 인사 10명과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강남의 식당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비서실장 교체 등을 논의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파문을 일으켰다.
검찰은 박 경정을 상대로 문건 작성 경위와 문건 내용의 수집 과정 등을 조사한 뒤 외부 유출 경위에 대해 집중 수사했다.
박 경정은 정윤회 씨와 청와대 인사들의 회동을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지만 믿을만한 경로를 통해 사실을 파악했고, 문건을 유출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경정을 한 두차례 더 소환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