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vs 비노후보 ‘톱2’ 찬반 팽팽
문제는 최종 3인이 남게 되는 컷오프제를 시행하더라도 지난 전당대회처럼 사실상 최종 2인이 남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치러진 전당대회에선 김한길·이용섭·강기정 최종 3인의 후보가 컷오프 이후 경합을 벌였지만, 강기정 후보는 막판 사퇴하며 같은 호남 후보였던 이용섭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비노진영의 한 관계자는 좀 더 정교한 컷오프제를 제안했다.
“현재 당권주자들 간 합종연횡 타진이 활발하다. 당선이 유력한 문재인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비노진영 내부에서 ‘묘수’를 찾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대놓고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선거공학적인 결합은 대중들에게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 각 주자들 간 이러한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의 톱3 컷오프제를 통과해도 앞서의 강기정 의원 사례처럼 한 후보의 몰아주기식 사퇴가 발생할 가능성이 꽤 높다. 차라리 좀 더 정교한 ‘톱2’ 컷오프제를 도입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겠나. 이는 현재 일부 진영 내부에서 나오는 사안이다.”
결국 문재인 의원과 맞설 비노진영의 특정 후보 1인의 자연스러운 단일화 효과를 마련하기 위해 톱2 컷오프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한 당권주자의 측근은 “비노진영 후보 중에서도 단일화 대상인 군소 후보들은 탐탁지 않은 제안”이라며 “더군다나 지난 전당대회 당시 이용섭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강기정 의원이 물러났지만, 강 의원의 표가 이 의원에게 모두 간 것도 아니었다. 컷오프 탈락 후보자들의 표가 전략적 차원에서 문재인 의원에게 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비노진영의 유력 당권주자인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톱2 컷오프제’ 도입에 대해 “내 입장에선 전당대회준비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변을 유보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