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담배 피는 ‘호갱’…홧김에 확 끊어?”
[일요신문] 내년 1월 1일 담뱃값이 갑당 2000원씩 오른다. 2000원은 지난 10년 동안 오른 최저 시급과 비슷하다. 하루 한갑 피우는 사람들에게 한 달이면 6만 원의 추가 지출이 생기는 것이다. 1년이면 72만 원, 적지 않은 돈이다. 그래서 담배를 사두자고 마음먹는 건 너무 당연한 발상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게 개인이 아니라 도매상이나 소매상이 이런 마음을 먹으면 내용이 확 달라진다. 사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쉽게 뿌리칠 수 있는 유혹은 아니다. 한 달만 모으고 버티면 8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트위터리안들의 반응은 거의 비슷하다. vany****는 “어제 뵌 택시기사님은 편의점이 보이면 담배를 두 갑씩 사놓는다며 10보루 사재기가 목표라고 했다”고 했고 syoh****는 “남은 한 달은 담배 사재기의 달이 되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redz****는 “12월의 마지막날 내가 우느냐 웃느냐를 가를 관건은 앞으로 한 달간 담배를 얼마나 사재기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고백하기도. 사재기에 대해서 트위터리안들의 반응은 같은 듯 조금 달랐다. shic****는 “나 오늘 담배 두 갑 사재기했다. x나 소심해” hsi7****는 “담뱃값 인상! 2000원 인상에 사재기라? 능력 안 되면 끊든지. 쪼잔하게”라고 했고 echo****는 “담배 사재기 하지 마라. 평생 피울 담배 다 살 건가? 가격폭등 횡포는 법으로 정당화되고 흡연자는 사재기 파렴치범되고…. 머리에서 고작 사재기나 생각하니까 만날 당하고 살지. 낼 거 다 내고 뒷골목이나 찾아다니고. 4500원에 누리는 설움”이라며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말하기도 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지난 1일 오후 월례 경제정책 브리핑에서 “정부는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이달 한 달 동안 담배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를 전국적으로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안 수석은 “담뱃값이 인상되는 내년 1월 1일까지 담배의 공급·판매물량 자체를 계속 제한하는 만큼 매점매석을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트위터리안들의 반응은 청와대의 단속 발표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이다. onek****는 “2000원 올렸으면 담뱃갑 디자인을 전체적으로 바꾸고, 예전 담배를 비싸게 파는 걸 단속해야지, 올릴 생각만 하나?”라고 했고 chad****는 “4500원짜리는 디자인 바꿔 출시해라”, son5****는 “올해 만든 담배를 못 팔게 하면서 쌓아 놨다가 내년에 2000원 더 받고 팔려는 정부 니들이야말로 날 강도다”라고 주장했다.
트위터리안들의 단속에 대한 해석은 정부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HANB****는 “담배가격 인상 소식을 ‘사재기 단속 시작 뉴스’로 거듭 알리는 것이죠. 빨리 사라고”라고 했고 Ryun****는 “담배 매점매석 단속한다는 말이, 더욱 더 사재기하고 쟁여놓으라는 뜻으로 들린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drma****는 “담뱃값 올리고 그 세금으로 사재기 단속반 땡겨쓰는 거”라고 단속 발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트위터리안들은 이런 꼴을 당하느니 담배를 끊으라고 권하기도 했다. “담배 사재기도 현 정권을 도와주는 꼴. 부디 홧김에 담배를 끊으시길”(tral****) “담배를 끊을 건지 계속 피울 건지 빨리 결정해라. 담뱃값 오르고 담배도 못 끊고 사재기도 못하고 호갱 되지 말고”(Ni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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