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4단독(판사 이대로)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지적장애 3급 아내 A 씨(여·22)를 지난 6월부터 한 달 동안 렌터카에 태워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차례 성매매를 시킨 김 아무개 씨(34)에 대해 징역 1년 4월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김 씨는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성매수 의사를 가진 남성들과 접촉, 모텔 등에서 현금 10만 원을 받고 임신한 아내에게 원하지 않는 성매매를 하게 한 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의 이 같은 범행은 아내 A 씨가 경남 진주의 한 경찰서에 “남편이 임신한 나에게 강제로 성매매를 시키고 있다”고 신고하면서 밝혀졌다.
또한 김 씨는 지적장애 2급인 장 아무개 씨(32)를 상대로 주민등록초본과 통장 등을 건네받아 장 씨 명의로 4개의 대출업체로부터 2700만 원을 대출받아 가로채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선고를 앞두고 김 씨에 대해 징역 2년 6월을 구형했다. 이에 순천장애인인권센터는 검찰의 구형이 죄질에 비해 너무 가볍다며 엄한 처벌을 탄원했다.
순천장애인인권센터는 “자신의 의사표현이나 주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지적장애인 여성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사람에게 2년 6월은 너무 적은 구형”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인권센터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검찰의 구형량의 절반가량인 1년 4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 장 씨와 합의했고, 배우자 A 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감형 이유로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지적장애인들과의 합의나 불처벌 의사 등은 자기주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지적장애인의 특성과 전후 사정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