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후진 사건’과 관련된 승무원들이 당시 심각한 소란은 없었다는 내용으로 진술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이 조 부사장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승무원들에 대해 ‘입 단속’을 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8일부터 조사에 착수해 조현아 부사장에게 견과류(마카다미아)를 서비스한 승무원과 사무장, 기장을 면담했다. 한 관계자는 “승무원 진술과 언론 보도에 차이가 난다”면서 “승무원들은 (조현아 부사장의 고성 등이) 심각한 소란 수준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A380 항공기 일등석 바로 뒤쪽의 일반석까지 조 부사장이 고성을 지르며 승무원들을 질책하는 소리가 들린 것으로 알려졌고, 이 사실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산됐다. 그러나 승무원들의 진술만 놓고 보면 그 정도로 심각한 소란행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항공보안법 제23조에는 ‘승객은 안전한 운항을 위해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다. 조 부사장이 기내에서 고성을 지르면서 승무원을 책망한 것이 관련 규정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해 회사 측이나 승무원들이 사건을 축소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의 소극적 조사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국토부는 전날까지 조현아 부사장을 직접 조사하는데 부정적인 듯한 기류가 역력했지만 이후 “당사자 얘기를 들어보겠다”고 마지못해 입장을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국토부는 법령 위반이 드러나면 고발 등의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발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화 온라인 기자 yun.layl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