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힘 빠져도 ‘삼둥이’는 대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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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송일국과 세쌍둥이. 작은 사진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아빠들(왼쪽)과 MBC ‘아빠 어디가’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시즌2에 접어들며 상황은 사뭇 달라졌다. 한때 20%를 넘보던 시청률은 5% 아래도 급락했고 화제의 중심에서 변두리로 물러났다. 동시간대 편성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약진이 크게 한몫했다.
급기야 아빠들 사이의 불화설이 불거졌다. 개별 가족들의 촬영으로 진행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달리 ‘아빠 어디가’는 모든 가족이 모여서 캠핑을 떠나는 방식으로 촬영된다. 때문에 아이들 간의 시너지뿐만 아니라 아빠들의 화합이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가족 간 개별 촬영이 진행돼 이 같은 루머가 나오자 제작진은 “사실무근”이라며 “아빠들이 스케줄을 맞추기 힘들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아빠 어디가’가 예전 같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출연진이 스케줄을 조정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했을 것이다.
결국 ‘아빠 어디가’는 폐지설에 시달리다가 휴지기를 선택했다. 6개월에서 1년가량 방송을 쉬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 시즌2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아빠 어디가’ 외에도 SBS <오 마이 베이비>와 <붕어빵>, KBS <엄마의 탄생>과 JTBC <유자식 상팔자> 등 육아와 아이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마다 1개쯤은 편성하고 있다. 출연하는 연예인 2세의 나이는 태어난 지 수개월이 채 안 된 아기부터 중고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그들 모두가 자의에 의해 얼굴을 비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얼마 전 한 육아 예능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힌 연예인 가족의 경우 TV에 출연하는 아이의 스트레스가 너무 컸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부모와 함께 유명세를 얻으면서 어디를 가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했다. 방송 촬영이 아닐 때도 다가와서 말을 걸고 사진을 찍자고 카메라를 들이민다. 결국 이 아이는 이런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고, 보다 못한 부모가 프로그램 출연을 포기했다.
이 가족의 측근은 “순한 아이였는데 TV 출연 이후 예민해졌다. 한번 울기 시작하면 1시간 넘도록 그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촬영 시간도 점점 더 길어지자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부모가 먼저 하차를 결심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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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엄마의 탄생> 방송 화면 캡처(왼쪽)와 SBS <오 마이 베이비> 포스터.
그렇다면 육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기들의 적정 연령은 어느 정도일까. 전문가들은 통상 3세 정도를 이야기한다. 이 나이 전에는 방송에 대한 개념이 없고 방송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일 때문에 불규칙한 삶을 사는 연예인 부모와 공식적으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취침 시간을 방해하며 촬영하거나 너무 강한 조명을 사용해 아이들에게 각성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방지해야 한다.
그러나 3세가 넘어가고 주변 상황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여전히 방송 출연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기 어려운 나이지만 현실과 방송의 경계에 대한 인식이 생긴다. 그러나 주변에서 이를 확실하게 구분지어주지 않기 때문에 가치관에 혼란이 올 수 있다. 한창 낯을 가릴 나이에 자신이 모르는 이들이 와서 아는 체를 하며 말을 거는 것 자체가 심리적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육아 프로그램 출연자를 섭외할 때 부모와 충분한 대화를 나눈다. 부모가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들을 TV에 출연시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인기를 위해 출연을 문의하는 연예인 가족도 있는데 이들을 걸러내는 것이 제작진의 숙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 예능은 요즘 2세를 둔 연예인들의 로망이 됐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사랑 부녀에 이어 세쌍둥이를 키우는 배우 송일국이 예능을 통해 전성기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남자 연예인의 경우 엄마 없이 48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지만 본연의 일을 하면서 아이와 소통할 수 있다는 건 대단히 매력적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배우 엄태웅-지온 부녀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새로운 가족으로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1박2일’ 등에 출연하며 예능감을 익힌 엄태웅의 가세는 송일국 등장 이후 최고의 인가를 구가하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육아 예능의 경우 합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빠지는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이와 함께 하는 방송인 만큼 인기를 얻는 것보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함께 소통하는 것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