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와 임씨는 거액의 돈을 빼돌려 현금화하는 데엔 성공했지만 이 돈으로 인해 두 사람의 행동반경은 크게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1만원권으로 인출한 돈은 무려 사과박스 9개 분량. 경찰은 이 때문에 이들이 ‘환치기’를 하지 않는 이상 해외로 도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실제로 이들은 돈을 옮기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씨는 일단 돈을 담기 위해서 친구로부터 공업용 접착제 박스 7개를 구해왔다.
박스 하나에 들어간 액수는 현금 2억원. 14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돈은 여행용 가방과 007가방에 나누어 담았다. 서울 역삼동의 은신처로 이 돈을 옮길 때는 힘이 달려 임씨 남동생과 여동생의 도움을 얻기도 했다. 강릉으로 도피한 뒤에도 돈을 보관할 곳은 마땅치 않았다. 임씨는 친구가 운영하는 문구점 천장에 이 돈을 꼭꼭 숨겨놓았다.
그렇다면 거액을 들고 튀었던 이들이 1주일간의 도피생활을 하면서 쓴 돈은 얼마나 될까. 18억여원 가운데 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미회수 금액’은 2억2천1백만원. 임씨가 친구에게 빚 변제 명목으로 건넨 1억6천만원과 강릉의 아파트 1년치 방세로 미리 지불한 3백50만원, 서씨의 화장품과 약간의 생활용품을 구입한 비용, 임씨의 남동생과 여동생에게 건넨 용돈을 모두 포함한 액수다.
빚졌던 친구에게 목돈으로 건넨 돈다발을 제외하면 ‘별로’ 돈을 쓰지도 못했던 셈. 이들은 범행직후 곧바로 도피생활을 시작한 데다 강릉으로 옮긴 뒤에는 내내 아파트 안에서만 생활해 다른 곳에 돈을 쓸 여유조차 없었다고 한다. 임씨는 “평생 없이 살다보니 막상 거액이 생겨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피해자인 은행측에서는 조만간 이 금액도 전액 회수가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우선 피의자들이 변제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는 데다 이들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 돈을 건네받은 사람들이 협조할 것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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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6.05.15 14:5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