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당비까지… 남은 돈 다 토해낸다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19일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당사 앞에서 ‘근조 민주주의’ 피켓을 들고 헌법재판소와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모습. 작은 사진은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인 당사 12층 사무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후속조치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돈’이다. 문 대변인은 “국고보조금의 잔액에 대해 이미 거래은행에 수입 및 지출 계좌를 압류조치했고 정치자금법에 따라 12월 29일까지 정당으로부터 지출내역을 보고 받아 국고에 귀속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선관위에서 선거보조금을 포함해 약 163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지급했다. 이 돈을 반환받게 될 것”이라며 “다만 반환의 의미는 (선거법 위반처럼) 이미 썼던 것까지 반환한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 남아 있는 재산을 반환하는 것으로 선거법 위반과 조항이 아예 다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통진당이 국가에서 받은 돈은 국고보조금과 선거보조금뿐만이 아니다. 기탁금도 있다. 기탁금은 선관위에서 정치자금을 후원하라고 광고해서 모은 돈이다. 시민들이 소액으로 10만 원씩 선관위에 기부를 하면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준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 기탁금은 한 해 약 100억 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이 돈을 교섭단체 여부, 의석 점유율 등을 따져 정당별로 나눠서 지급한다.
선관위가 통진당에 지급한 기탁금은 2012년 6억 6800만 원, 2013년에는 7억 6900만 원이었다. 올해인 2014년 선관위는 370만 원을 통진당에 지급했다. 올해 통진당이 받은 기탁금이 대폭 축소된 이유는 아직 4분기 기탁금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탁금은 통상 연말에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몰리기 때문에 4분기에 기탁금이 많이 모금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통진당의 의석수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면 선관위가 회수할 수 있는 통진당의 재산은 어느 정도 될까. 지난 6·4 지방선거 이후 선관위는 정당에서 회계보고서를 받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2014년 6월 13일을 기준으로 통합진보당의 회계보고서에서 현금, 비품, 건물 등의 재산은 약 13억 9000만 원가량”이라고 밝히면서도 “다만 이 돈은 6월 기준으로, 그 이후 수입·지출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 재산이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통진당의 한 해 수입은 국고보조금, 기탁금, 당비, 부대수입으로 이뤄진다. 정당의 수입은 대개 국고보조금과 기탁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통진당은 기존의 진보정당과 마찬가지로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만이 권한을 갖는 진성당원제를 채택하고 있고 진성당원이 3만 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편이다. 지난 2012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당의 활동개황 및 회계보고에 따르면, 통진당 당원 전체 10만 4692명 중 4만 1444명(39.6%)이 당비를 납부하고 있다. 통진당은 당원들의 당비로 1만 원 이상을 권장한다. 만약 모두 1만 원을 냈다고 해도 1년에 약 3억 원에 이르는 돈이다.
통진당은 남은 재산의 회계 현황을 2개월 이내인 내년 2월 19일까지 선관위에 보고해야 한다. 통진당 소속으로 의원직을 잃게 된 5명의 국회의원들은 정당 해산 뒤 14일 이내에 선관위에 회계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정당이 가진 당비를 포함한 재산과 의원들이 가진 후원금과 후원회 자금 등을 회수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의 브리핑에서 문병길 대변인은 “해당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이 상실됨에 따라 국회의원 및 그 후원회의 잔여 후원금에 대해서는 소재지 관할 법원에 가압류 신청을 하고, 그 잔여 후원금도 역시 국고에 귀속 조치할 것이다”고 계획을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