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되레 ‘앓던 이’ 빠졌나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재보선으로 특별한 이익을 거둘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의원들 개개인으로 봐서는 통진당 해산이 안 좋다. 야당은 항상 선거 때만 단일화를 해서 도움을 받고 이후에는 통진당을 버리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번에 헌재가 고민을 해결해줬으니 야당에 이득이 된 셈이다. 재보선 지역의 경우도 야당이 강세라 기대하지 않는다”며 “반대로 여당은 통진당이 있어야 보수 세력이 결집하는 이익을 본다”고 말했다. 또한 새정치연합과 통진당이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진보 지지층이 나뉠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제는 새정치연합으로 통진당 표가 결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새정치연합 측도 통진당이 내란음모 논란에 휩싸인 후 줄곧 거리두기를 해왔기에 선거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통진당의 종북 논란 영향을 받았던 지난 6월 선거와 7월 재보선 등을 거치며 ‘종북 프레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새정치연합 초선 의원은 “통진당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우리들은 통진당 의원들과 상임위나 지도부 차원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내란음모 사건 이후 이런 관계들을 대부분 끊었다”며 “우리가 편을 들어준 것은 오병윤 의원 재판이 불합리하다고 서명해준 것 정도다. 1년 이상 거리를 둬 왔기에 내년 재보선에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이미 한두 달 전부터 해당 지역구에서는 출마를 노리는 정치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해당 지역구들이 비교적 야당에 유리한 편이지만 통진당 사태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이해득실이 나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새누리당은 선거에서도 종북 프레임을 이용할 것이다. ‘안전세력’에 표를 달라는 식으로 보혁구도를 그대로 가져갈 것이다. 반대로 새정치연합은 정권심판론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양측 결과는 국민 여론에 따라 달라진다. 내년 설 전에 여론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승패가 나뉠 것”이라며 “야당은 텃밭을 새누리당에 내주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고, 반대로 세 곳 모두 압승하면 정권심판론이 통한 것이 된다. 그렇기에 내년 4월 재보선이 다가올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풍향계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보선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내년에 야당을 이끌 새 지도부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의 새정치연합 의원은 “선거 결과가 당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공천이 매우 중요하다. 전당대회가 끝난 후부터 재보선을 준비해야하기에 이번에 당선될 새 지도부에 대한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지금 당대표가 유력한 몇몇 의원들은 이번 통진당 해산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