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과 바통터치” 수군
[일요신문] 최외출 영남대 부총장은 정윤회 씨와 함께 ‘그림자 실세’로 불리는 인물이다. ‘새마을장학생’ 1기 출신인 최 부총장은 40년 가까이 박 대통령과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8년 정계 입문 후엔 외곽에서 박 대통령에게 정책적인 자문을 해왔다. 지난 2012년 대선 땐 박 대통령 기획조정특보를 맡아 민감한 현안들을 다룬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대선캠프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정수장학회나 유신 정권과 같은 껄끄러운 문제에 대한 박 대통령 스탠스를 정하는데 깊숙이 관여했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최외출 부총장
정권 출범 후 최 부총장은 주요 공직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초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몇몇 기관장 후보로 거론됐던 것이다. 최 부총장은 세월호 참사 후 정홍원 총리가 사의를 밝혔을 때도 후임으로 물망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행보 없이 영남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힘을 썼다. 또 최 부총장은 영남대 국제개발협력원 원장을 겸하면서 동남아와 중남미 등의 개발도상국 공무원과 학생 등을 초청해 교육하고 현지 농촌 개발 및 새마을운동 확산 작업을 벌여 왔다.
그런데 최근 두문불출하던 최 부총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정가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최 부총장은 12월 17일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월례 공직자 변화 특강’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했다. 최 부총장은 이날 새마을정신의 재조명과 국제화의 필요성에 대해 강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연엔 600여 명의 공무원이 몰려 ‘역시 실세는 실세’라는 말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최 부총장 강연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정윤회 문건 파동 후 나돌고 있는 인적 쇄신과 맞물려 받아들여지고 있는 까닭에서다. 문건 사태가 마무리되는 시점 최 부총장이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는 것이다. 벌써부터 김기춘 실장 뒤를 잇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인사 개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청와대 역시 “여론을 잘 듣고 있다”며 방향을 선회하고 있어 최 부총장 발탁 가능성을 열어 놨다. 청와대 정무 관계자는 “소설 같은 얘기다.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3인방이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에게 최 부총장 같은 인물이 필요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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